최대집 의협회장, 국회 앞 1인 시위..."협박 발언 심해, 형사소송 검토"
보건복지부에 부당압력 의혹 제기...의협·지역의사회 조직적 대응 예고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 경기도 오산시)이 공개석상에서 한 병원급 정신건강의학과 개설자에게 쏟아낸 막말 파문이 의료계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19일 오후 2시 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막말 당사자인 안 의원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의원직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펼쳤다.
안 의원은 지난 17일 경기도 오산시 평안한사랑병원 인근 (평안한사랑병원 개설을 반대하는)C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과 공청회에서 이동진 평안한사랑병원 부원장(병원 개설자)을 겨냥해 "일개 의사",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등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신건강의학과병원 개설에 반대하는 인근 주민들에게 병원 개설을 취소하겠다면서 나온 발언으로 알려졌다.
[의협신문]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안 의원은 "상황을 복지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복지부 장관 역시 여러분(주민)들과 마음이 똑같다. 이것을 취소시켜야 된다. 만약 취소를 시켰는데도 병원장이 소송을 하게 되면, 특별감사를 실시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 오늘 그런 취지를 담은 복지부 공문이 왔다"면서 "그 공문을 보시고 (오산시) 시장님 직권으로 병원허가 취소를 내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일각에서는 우려한다. 소송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냐? 그러면 그 병원장은 일개 의사로서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일개 의사 한 명이 정당하지 못한 일개 의사 한 명이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와 오산시를 상대로 이길 수 있겠나? 절대로 이길 수가 없다. 이기게 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여러분들이 겪었던 고통, 분노, 또 우리 모두가 쏟았던 에너지, 시간 이거 다 합치면? 그 병원장은 삼대에 걸쳐가지고 자기 재산 다 털어놔야 된다. 소송하라고 해라. 그 대가를 치르게 해드리겠다"고 막말 수위를 높였다.
안 의원의 막말 파문에 대해 최대집 의협 회장은 "안 의원은 병원 부원장에게 심한 막말과 협박을 했다. 막말은 그 강도가 너무 심해서 형사소송 등의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할 정도다. 의협은 이 녹취록을 접하고 나서 도저히 묵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고 1인 시위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삼대의 재산을 털어내겠다'는 이런 국민에 대한 협박성 발언,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한다. 대국민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안 의원 발언에 대해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사라는 직을 수행하고 있는 한 시민에게 '일개 의사'라고 막말을 하고, 소송을 하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의협과 지역의사회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녹취록에서 복지부에 보고했다고 했다. 국회의원직을 이용해서 병원 개설 취소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지 않나 하는 의혹이 있다. 이와 관련 의협은 앞으로 복지부에 (안 의원이)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은 없는지 법률적 검토를 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료기관을 혐오시설로 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유감도 표했다.
"정신과 폐쇄병동은 혐오시설도 아니고 위험시설도 아니다. 적법한 병원 설립 요건을 갖췄다면 설립권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한 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정신과환자가 심각한 범죄행위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입장에서 정신과 정신과 폐쇄병동이 싫을 수 있지만, 싫은 것도 감수해야 할 때가 있다. 장애인학교, 쓰레기 소각장 등도 마찬가지다. 선호하지 않는 시설이지만, 사회와 국가를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정신과 폐쇄병동은 적절한 안전장치와 시설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우리 사회 어디에 들어서도 안전한 시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