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정, 신포괄수가제 보상체계 '적정성' 놓고 설전

의·약-정, 신포괄수가제 보상체계 '적정성' 놓고 설전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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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중증도 미반영, 질 저하"...약계·의료기기 "신의료기술 도입 저해"
보건복지부 "질 저하 우려는 기우...신의료기술 도입도 문제 없어" 반박

22일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전혜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의료서비스 지불방식 정책변화와 의료산업 혁신의 지속 가능성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의협신문
22일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전혜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의료서비스 지불방식 정책변화와 의료산업 혁신의 지속 가능성 ' 주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의협신문

정부가 시범사업 중인 신포괄수가제에 대한 의료계와 약계, 의료기기업계의 불만이 쏟아졌다. 의료행위는 중증도를 고려하지 않은 점이,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행위별 단가의 80%만 보상하는 방식이 불만 요인으로 손꼽혔다.

의료계는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안전한 수술방법을 적용하는 경우 병원마다 차이는 있으나, 진료과별로 수천 만원에서 수 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보상체계에 중증도를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약계와 의료기기업계는 국내 의료기술과 의약품, 의료기기산업의 발전, 그리고 환자안전과 만족도 향상 등을 위해서 제대로 원가를 보상하는 방식의 지불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전혜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의료서비스 지불방식 정책변화와 의료산업 혁신의 지속 가능성' 주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발제를 맡은 김석일 가톨릭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합리적 신포괄지불제도를 위한 필수 구성요소로 ▲원가 기반 ▲한정적인 환자분류체계 ▲적정 수가 등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하는데, 현재 제시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는 이 모든 요소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신포괄수가제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의료계에서 요구한 개선 계획이 있으나, 개별 과제의 선후가 바뀌어 제대로 된 분류체계를 개발할 수 없고, 2022년 이후 계획도 없다. 이해당사자인 의료계와 협력을 위한 투명성도 없다"면서 "다음 정권에서라도 쓸 수 있는 제대로 된 분류체계를 반들자"고 제안했다.

이산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현행 신포괄수가제는 의료행위는 행위별 단가 100%로 산정하고 약제·치료재료는 행뷔별 단가의 80% 정도로 산정하고 있어 치료재료의 경우 의료기관 손실이 불가피하다. 환자 입장에서도 비포괄항목 약제와 치료재료비의 80%를 부담토록 해 고가 치료재료 사용 시 환자 부담이 오히려 증가한다"면서 "기본진료는 포괄수가로 묶고, 진료비 차이를 가져오는 고가서비스와 의사 시술행위 등은 행위별수가로 별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의료기술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서는 "수술행위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한 타당한 수가 산정, 새로운 치료재료에 대해 비급여 급여화로 전체적인 단가를 낮추려는 것보다 외국기업에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의료, 바이오 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새로운 기기 개발 및 사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행 행위별수가제에서는 급여 기준 이외 100/100 환자 부담으로 명시된 의약품의 경우 신포괄수가제에서 포괄(급여)로 분류돼 사용의 제한이 있다"면서 ▲비급여 의약품의 관리 및 포괄, 비포괄 분류 공개 ▲비포괄 항목 분류 기준 시 처방변동계수 20% 이상으로 대상 확대(현행 처방변동계수 40% 이상) ▲제품 단위 단가보다는 총 투약기간 및 총 투약비용을 고려한 분류 ▲고가 비급여 첨단바이오 의약품의 제외 기준과 비포괄 분류 건의 ▲희귀의약품의 비포괄 분류(적절한 치료법이나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는 국내 환자 수 2만명 이하의 질환 치료에 지정) 등을 요구했다.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는 "신포괄수가제에 따른 보상체계를 의사 행위비용과 병원 운영비용으로 구분해 보상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지불의 정확성을 위해 자료수집을 위한 패널병원의 공공성과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인석 보험이사는 "현행 신포괄수가보다 혁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책가산은 기본수가화 하고, 비포괄 항목에 대한 다양한 모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와 약계, 의료기기업계의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신포괄수가제가 신의료기술 및 신약 도입을 저해한다는 것은 기우"라며 "신포괄수가의 핵심 지표는 의료서비스 및 질병치료 효과 결과로 현재까지 그런 질적 저하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포괄수가에 참여하고 있는 종합병원 교수들이 질적 저하를 용납한다면 의료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밝힌 이중규 과장은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신약과 신의료기술 및 치료재료가 있다면 쓸 수밖에 없으며,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진료과목 간 포괄항목과 비포괄항목에 대한 이견이 있겠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대학병원들이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중규 과장은 "치료재 중 적정보상이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보상을 진행 중"이라며 "별도 보상은 적정 보상을 위한 것으로 이번 토론회에 참여한 의료기기업계와 제약업계의 불안감은 이해되지만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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