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요양병원 일회용 기저귀 감염 우려는 기우"

의료계, "요양병원 일회용 기저귀 감염 우려는 기우"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8.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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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요양병원협회,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 연구보고서 반박
수거운반업체가 수거해 온 전용용기서 검체 채집…신뢰 'NO'

ⓒ의협신문
ⓒ의협신문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가 요양병원 내 일반 병동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기저귀는 폐렴 및 요로감염, 각종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이 상당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의료계가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지난 6월 의료기관에서 배출하는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 중 감염 우려가 낮은 것에 대해서는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 법제처 검토 중에 있으며, 9월 이후 차관회의를 통과하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런데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는 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26일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 최종 연구보고서를 급하게 발표했다.

이번 연구보고서(연구책임자 이재영 서울시립대 교수, 위탁연구책임자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의료폐기물 수거운반업체, 소각장업체가 회원인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의 의뢰를 받아 수행된 결과물이기 때문.

위탁연구책임자인 김성환 교수에 따르면 141개 요양병원에서 배출한 일회용 기저귀를 분석한 결과, 폐렴구균 28곳, 폐렴간균 135곳, 포도상구균 84곳, 황색포도상구균 134곳, 칸디다균이 5곳에서 발견됐다.

김 교수는 "이런 상황인데도 환경부가 일회용 기저귀의 감염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 감염성이 있는 의료폐기물과 감염성이 없는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철저히 분리·배출할 수 있을지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널리 알렸다.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 의뢰한 연구보고서 결과는 요양병원 내 일반 병동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기저귀는 폐렴 및 요로감염, 각종 염증, 피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감염 위험이 있는 병원균이 상당수 내재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 일회용 기저귀로부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환경부의 입법 예고 사항은 아직 보건학적으로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고, 요양병원 감염관리에 대한 의구심마저 존재하는 상황으로 입법 타당성 확보를 위해 전국 요양병원에 대한 감염관리 실태와 일회용 기저귀의 감염성 및 위해성에 대한 추가 조서를 수행해 환경적·보건적·사회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이번 연구는 설계단계부터 오류가 있어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의 발표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보고서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

의협은 "이번 연구는 단순히 의료폐기물로 수거된 일회용 기저귀에 균이 있냐 없냐에 대해서만 조사한 것으로 연구목적인 '감염성 및 위해성' 판단이 불가능한 연구이며, 연구의 기본 과정인 대조군이 없어 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의료기관이 아닌 의료폐기물 수거장에서 검체를 채취해 연구에 사용된 일회용 기저귀는 공기·음식물 등과 접촉해 세균 증식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폐렴, 요로감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균도 나왔으나, 일반인에게도 상재균으로 존재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발견된 균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고, 임상적으로 질환과 연관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검출된 균이 면역저하환자, 노인 등에 기회감염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전파한다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미약하다"고 꼬집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도 "쟁점은 치매 등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에서 안전을 우려할 수준의 감염성균이 검출됐느냐"라면서 "이를 입증하기 위한 정상적인 연구라면 요양병원에 입원한 감염병 환자와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 검체를 분리 채집해 감염성균을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요양병원에서 직접 시료를 채집한 게 아니라 의료폐기물 수거운반업체가 수거해 온 전용 용기에서 검체를 채집해 해당 일회용 기저귀가 감염병 환자의 것인지, 비감염병 환자의 것인지 확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송영구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도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일회용 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당시 송 교수는 "감염질환이 있었던 환자의 기저귀인지, 일반 환자의 기저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위로 시료를 채집해 검사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 방법이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일회용 기저귀에서 세균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감염성과 위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환기했다.

요양병원협회는 "환경부 안대로 감염 우려가 낮은 일회용 기저귀를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더라도 분리·보관·운반·소각 등의 과정이 의료폐기물과 다를 게 없어 세균이 나왔다고 해도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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