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임세원 교수 의사자 지정 불승인 "안타깝다"

고 임세원 교수 의사자 지정 불승인 "안타깝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9.09.2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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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의학회 "생명 위협 받으면서도 동료 안전 먼저 챙겨"
"각박한 사회 등불을...오래 기억하고 지속해서 추모하길 바라"

지난 1월 12일 열린 고 임세원 교수 추모식.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국립정신건강센터 ▲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사)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사)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자살유가족과 따뜻한 친구들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중독포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한국임상심리학회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정신건강복지센터협회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 ▲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 ▲한국중독관리센터협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Mental Health Korea ▲<span class='searchWord'>대한노인정신의학회</span> ▲대한불안의학회 ▲대한사회정신의학회 ▲대한생물정신의학회 ▲대한생물치료정신의학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대한수면의학회 ▲대한우울조울병학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대한정신약물학회 ▲대한조현병학회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한국분석심리학회 ▲한국여성정신의학회 ▲한국정신분석학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동문회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동문회 등 40개 의료·환자·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했다. ⓒ의협신문
지난 1월 12일 열린 고 임세원 교수 추모식.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국립정신건강센터 ▲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사)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사)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자살유가족과 따뜻한 친구들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중독포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한국임상심리학회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정신건강복지센터협회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 ▲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 ▲한국중독관리센터협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Mental Health Korea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대한불안의학회 ▲대한사회정신의학회 ▲대한생물정신의학회 ▲대한생물치료정신의학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대한수면의학회 ▲대한우울조울병학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대한정신약물학회 ▲대한조현병학회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한국분석심리학회 ▲한국여성정신의학회 ▲한국정신분석학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동문회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동문회 등 40개 의료·환자·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했다. ⓒ의협신문

고 임세원 교수의 의사자 승인이 보건복지부 의사상자 심의위원회에서 불발된 데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6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동료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 고인의 숭고한 뜻이 의사자 지정을 통해 기억되고 함께 지속적으로 추모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반드시 의사상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객을 버려두고 혼자서만 탈출하는 침몰선의 선장처럼 자신만 탈출하라고 해야 하냐?"고 반문한 신경정신의학회는 "고 임세원 교수는 생명 또는 신체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급박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려다 사망한 의사상자"라고 강조했다.

고 임세원 교수는 2018년 12월 31일 병원·기업·국가가 자신의 뇌에 소형폭탄 칩을 심었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피의자를 진료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종로경찰서는 "임 교수가 진료실 문 앞 간호사에게 '도망치라!'고 말하고 본인은 반대편으로 도피했다"며 "가다가 간호사가 피했는지 확인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서서 간호사를 바라봤고, 피의자가 다가오자 다시 도피를 시작했다. 간호사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법원 자료를 살펴보면 12월 31일 오후 5시 39분 피의자가 진료를 받기 시작했고 불과 3분 만에 임세원 교수가 간호사에게 신호를 보낸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임 교수는 옆방으로 이동하다 외래간호사가 진료실 문을 열자 "도망가"라고 소리치며 외래간호사와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뒤를 따라온 피의자는 왼쪽에 있는 외래간호사에게 칼을 휘둘렀고, 불과 50센티정도의 차이로 칼을 피했다. 당시 임 교수는 발길을 멈춘 채 뒤를 돌아보며 간호사 스테이션을 향해 "빨리 피해! 112에 신고해!"라고 소리쳤다. 

이 외침에 피의자는 임 교수 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참혹한 비극이 벌어졌다. 불과 10초 뒤에 보안요원이 도착했지만 치명적인 상황은 되돌리지 못했다.

임 교수의 죽음을 무릅쓴 숭고한 희생이 알려지자 동료 의료인과 의료계는 물론 환자·시민·사회단체와 국회의원까지 나서 의사자 지정을 촉구했다. 

고 임세원 교수의 죽음을 계기로 2019년 1월 15일 열린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의료단체 간담회. ⓒ의협신문
고 임세원 교수의 죽음을 계기로 2019년 1월 15일 열린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의료단체 간담회. ⓒ의협신문

신경정신의학회는 "고 임세원 교수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분들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이다. '이것이 나의 일이다'고 다짐하며 환자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는 글을 남겼다"면서 "임 교수는 자신의 진료를 '전력투구'에 비유할 정도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졌다"고 회고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임 교수는 흉기로 생명을 위협당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명보다 간호사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방을 나오면서 간호사가 있는 쪽으로 피하지 않고 반대편으로 피한 점 ▲본인의 안전을 우선 생각하여 계속 뛰지 않고, 멈추어 뒤를 돌아보아 위험에 처한 간호사의 안전을 확인한 점 ▲"빨리 피해! 112에 신고해!"라고 소리를 질러 피의자가 간호사를 해치는 행동을 멈추고 자신을 쫓도록 신호를 한 점을 의사상자의 요건으로 짚었다.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피했다면, 적어도 본인은 안전했을 것이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힌 신경정신의학회는 "'생명을 지키는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감과 그에 따른 의로운 행동은 많은 동료 의료인, 예비 의료인 그리고 국민의 마음에 슬픔을 넘어 희망과 신뢰의 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고 임세원 교수를 기리기 위해 강북삼성병원 로비에 설치된 추모의 벽. 고 임세원 교수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환자들과 시민의 글이 빼곡하다. ⓒ의협신문
고 임세원 교수를 기리기 위해 강북삼성병원 로비에 설치된 추모의 벽. 고 임세원 교수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환자들과 시민의 글이 빼곡하다. ⓒ의협신문

유족들은 '안전한 진료환경'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쉽게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고인의 유지를  밝히며 조의금으로 들어온 1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저희 가족이 남편을, 아빠를 황망히 잃게 되었으나, 그래도 남편이 그 무서운 상황에서도 간호사나 다른 사람들을 살리려 한 의로운 죽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지 않고 의사자로 지정이 되면 저희 가족, 특히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힘이 될 듯합니다"면서 의사상자 지정을 호소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마지막 찰나의 순간까지 바르게 살기 위해 애쓴 고인을 우리가 의사자로 기억하고 오래오래 추모할 수 있기를, 그 희생이 각박한 우리 사회에 등불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이를 통해 유가족분들의 고통과 아픔을 사회가 위로할 소중한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고 의사상자 지정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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