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엠갈리티, 지난달 식약처 시판허가 획득…올해 안 출시
예방효과 비해 가격 높을 것으로 예상…"장기적 역할 확대 기대"
편두통 분야에서 새로운 기전인 칼시토닌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표적치료제가 속속 예방시장 진입을 시작하고 있다. 그간 옵션이 부족했던 만큼 의료진과 환자에게 희소식이다.
다만 예방효과에 비해 예상되는 약가가 높아 당장 사용 확대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릴리의 '엠갈리티(성분명 갈카네주맙)'가 CGRP 계열 최초로 국내 시판 허가를 획득했으며 올해 안에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엠갈리티보다 먼저 허가를 획득한 노바티스의 '에이모빅(성분명 에레뉴맙)'과 테바의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도 시장성 확보에 따라 국내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엠갈리티의 허가는 월평균 4∼15일 편두통 증상이 발현하는 삽화편두통 환자와 두통 15일, 편두통 8일 이상의 만성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1773명의 삽화편두통 환자가 참여한 EVOLVE-13과 EVOLVE-2 연구에서 엠갈리티군은 위약군 대비 6개월간 월평균 편두통 발생 일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군의 베이스라인은 각각 월 9.2일과 9.1일에서 각각 4.3일과 2.3일 감소했다. 6개월간 편두통 발생 일수가 50% 감소한 엠갈리티군은 59%(위약군 36%), 75% 이상 감소한 환자는 34%(위약군 18%), 100% 감소한 환자는 12%(위약군 6%)로 나타났다.
만성편두통환자 1113명을 대상으로 한 REGAIN 연구6 연구에서도 효과는 확인됐다.
임상에서 3개월간 평균 편두통 발생 일수가 베이스라인(앰겔러티 투여군 19.4일, 위약 투여군 19.6일)과 비교해 앰갈리티군이 4.8일, 위약군이 2.7일 편두통 발생 일수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편두통 발생 일수가 50% 감소한 환자는 엠갈리티군이 28%(위약군 15%)였다.
다만 엠갈리티의 가격이 높다는 게 문제다. 일각에서는 예방효과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미국 표시가격으로 1년간 엠갈리티를 투여하기 위해서는 6900달러(한화 825만원)가 필요하다.
이 같은 낮은 예방효과는 테바가 개발한 아조비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엠갈리티와 아조비가 CGRP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신경 전달물질을 차단하는 것에 반해 에이모빅은 CGRP 수용체에 직접 작용한다.
하지만 에이모빅의 경우에도 전체 결과에서 50% 이상의 월평균 편두통 일수 감소를 증명하지 못했다.
두통 학계 전문가는 CGRP 계열에 대해 "편두통 환자의 고통이 크고 기존 편두통 예방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치료 대안이 필요했다"며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의 역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