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종합학술대회] 국민 곁 한걸음 더…"열린 공간 열린 이야기"

[의협 종합학술대회] 국민 곁 한걸음 더…"열린 공간 열린 이야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11.0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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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차 의협 종합학술대회 신뢰·소통 마중물 '오픈 스테이지' 활짝
인공지능·연명의료 등 다양…파워 유튜버 '닥터프렌즈' 인기 실감

대한의사협회는 '의학과 문화의 만남'을 통해 국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제36차 의협 종합학술대회 셋째 날인 3일, 열린 공간 오픈 스테이지에는 '우리 모두 알아야 할 피임의 모든 것'(홍혜리 원장·리에스여성의원), '암, 삶, 죽음, 그리고 호스피스 완화의료'(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우리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닥터프렌즈), '인공지능은 의료를 어떻게 혁신하는가'(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파트너) 등의 강연과 대담이 휴일 가족들과 함께 학술대회장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은 시민들과 만났다.

삶과 죽음 문제 등 가볍지 않은 주제부터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과 소통 방식 문제, 인공지능을 접목한 의료의 혁신 방향 진단 등과 함께 파워 유튜버들의 꿈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빼곡히 채웠다. 

홍혜리 원장이 3일 열린 오픈 스테이지에서 '우리 모두 알아야 할 피임의 모든 것'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홍혜리 원장이 3일 열린 오픈 스테이지에서 '우리 모두 알아야 할 피임의 모든 것'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 궁금한 게 있으면 인터넷 말고 병원을 찾으세요

먼저 첫 스테이지에 오른 홍혜리 원장은 '우리 모두 알아야 할 피임의 모든 것' 주제 강연을 통해 "잘못된 의학 상식과 고정관념이 산부인과 방문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하고 "산부인과는 산모만 진료하는 곳이 아니라 부인종양·생식내분비질환 등 각종 여성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며 전문과와 질환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이어갔다.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전체의 44%를 차지하며 계획 임신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산전 관리가 거의 안된다"고 지적한 홍 원장은 "피임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과신하다가 몸과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며 올바른 피임법과 관련 질환 정보를 알기쉽게 설명했다.

'우리동네 산부인과' 유튜브를 통해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홍 원장은 ▲궁금한 게 있으면 인터넷 찾지 말고 병원에 가자 ▲산부인과 검진은 1년에 한 번은 꼭! ▲질 분비물 검사는 증상이 없으면 안해도 된다 ▲여성의 능동적인 피임이 중요하다 ▲피임약·피임장치 등은 향후 임신에 절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등은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는 암, 삶, 연명의료, 죽음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진료현장에서 느낀 단상과 함께 진솔하게 풀어갔다.
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는 암, 삶, 연명의료, 죽음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진료현장에서 느낀 단상과 함께 진솔하게 풀어갔다.

■ 카르페 디엠 그리고 메멘토 모리

두 번째 스테이지를 연 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는 암, 삶, 연명의료, 죽음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진료현장에서 느낀 단상과 함께 진솔하게 풀어갔다.

'주검을 실제로 본 적 있는가?' '진행암과 말기암은?''부모가 말기암이라면 알려드릴 것인가' '연명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삶의 마무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 등 질문을 이어가면 강연을 진행한 신 교수는 모든 상황이나 단계에 간섭하는 '삶의 질'이라는 중심 테제를 놓지 않았다. 

신 교수는 "말기암 환자나 가족 중에는 통증을 무조건 참아야 한다든지, 진통제 효과가 없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잘못된 생각이다. 간혹 그 분들께 면박도 준다. 진통제 잘 드셔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개선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인식과 의료기관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신 교수는 "암환자 사망 때 호스피스병원 이용률이 10년 전 10%수준에서 현재는 20%를 넘어서고 있다"며 "입원형 호스피스 전문병원은 10년전 전국적으로 30여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80여곳으로 확충됐다"고 강조했다.

"호스피스병원은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신 교수는 "의료적 조치가 따르고 음악·미술 치료와 정신적·영적 상태를 지원하고 있으며, 사별 후 남겨 진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 환자를 다룬 영화 <목숨>과 -실제 위암환자 의사가 치료받는 과정을 책으로 엮은 <숨결이 바람될 때> 등을 소개한 신 교수는 강연 마무리를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등 두 경구로 맺었다.

구독자 42만명을 자랑하는 유튜브방송 '닥터<span class='searchWord'>프렌즈</span>'를 이끌고 있는 오진승(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우창윤(내과 전문의)·이낙준(이빈인후과전문의) 원장이 유튜브에 담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구독자 42만명을 자랑하는 유튜브방송 '닥터프렌즈'를 이끌고 있는 오진승(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우창윤(내과 전문의)·이낙준(이빈인후과전문의) 원장이 유튜브에 담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 국민과 의사가 친해지는 데 우리 역할 있다면…

세 번째 스테이지는 구독자 42만명을 자랑하는 유튜브방송 <닥터프렌즈>를 이끌고 있는 오진승(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우창윤(내과 전문의)·이낙준(이빈인후과전문의) 원장 등 의사 세 명에게 옮겨졌다. 

그들은 왜 유튜브를 시작했을까. 이유는 달랐지만 마음은 서로 맞닿아 있었다.

"조혈모세포기증을 통해 골수기증자가 된 자신이 자랑스러워서 알릴 궁리를 하다가 시작했다"(이낙준),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간단한 의료상담을 쉽고 편하게 해드렸을 때 그 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환자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생각했다"(우창윤), "인터넷에는 잘못된 의학정보나 지식이 많다. 제 전문과인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도 바로잡고 싶었다"(오진승) 등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파워유튜버인 만큼 이들의 몸짓은 확장성이 크다. 현재 한국조혈모세포은행·장기조직은행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실제 유튜브 구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기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강력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새로운 궁리에 나섰다.

"의사나 병원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싶다. 의사와 환자가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도록 마중물이 될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벽을 허무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오진승)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재미있게 전달할 것이다. 의사와 환자가 신뢰하고 친해질 수 있도록 컨텐츠를 마련할 것이다. 소소한 이야기 속에 친근함을 담은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우창윤)

"닥터헬기 캠페인 같은 의미를 담은 이벤트를 지속할 것이다. 의학드라마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방식 등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 중이다."(이낙준)

세번째 스테이지는 이들의 끊임없는 재담으로 시간을 잊게 했다. 조금은 다른 듯 자유로운 이야기의 연속이었지만 그들의 속내는 한마음이었다.

닥터프렌즈는 "소통을 하려는 의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궁금한게 있으면 인터넷에 묻지 말고, 친구에게 물어보지 말고 의사에게 물어보라"면서 "스스로 찾아보고 고민하지 말고 병원과 의사에게 맡겨달라. 국민과 함께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는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더 나은 의료를 만들 것인가에 중심을 두고 미래 의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는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더 나은 의료를 만들 것인가에 중심을 두고 미래 의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 인공지능 통해 더 나은 의료를 만들려면?

마지막 스테이지는 이미 의료 속으로 깊이 들어온 인공지능에 대한 명쾌한 진단이 이어졌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는 "인공지능에 대해 의사를 대체하게 될까, 전통적인 의학교육은 이제 그만둬야 할까 등의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라며 "인공지능을 통해 더 나은 의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의료의 궁극적 목적을 어떻게 하면 잘 이룰 수 있는가 등에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특히 영상의학 분야로 진출한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더이상 미래가 아니다.

최 대표는 "미국 FDA에 30개 정도의 영상의학 인공지능 의료기기가 인허가를 마쳤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14개를 허가했다"며 "실제로 글로벌 기업의 참여가 늘면서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인공지능의 세 가지 유형으로는 ▲복잡한 의료데이터의 분석 및 인사이트 도출 ▲영상의료 병리 데이터의 분석·판독 ▲연속 데이터의 모니터링 및 예방·예측 등을 꼽았다.

최 대표는 "첫 번째 유형으로 왓슨이 대표적인데 의학적 근거 부족하다는 평가이고, 두 번째 유형으로는 현재 가장 활성화돼 있는 딥러닝을 통한 영상의학 분야 진단보조 프로그램이다. 세 번째 유형은 존스홉킨스병원에 도입된 패혈증 예측 프로그램 같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고 예측한다"며 의료인공지능 사례를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의료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조금은 다른 시선도 소개했다.

최 대표는 "의사는 삶 속에서 다양한 압박을 받는 고달픈 삶으로 때로는 번아웃으로 이어진다"며 "한국에서는 이슈화되고 있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자연재해·자살 등과 함께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들이 번아웃되면 의사들만 피해보는 게 아니라 사회 모두가 피해보기 때문"이라며 "여러 가지 해결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의료사고를 막고 진료 효율을 높이며 위험을 예측하고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더 나은 의료를 만들 것인가에 중심을 두고 미래 의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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