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과잉규제 논란 '건강검진기본법 시행령' 개정 추진
위반금액·정도별로 행정처분 차등화...경미한 위반행위 '경고'만
착오청구 1건만으로도 업무정지가 가능해 '과잉규제' 비판을 받았던, 건강검진기관 처벌 규정이 개선된다.
보건복지부는 "건강검진기관 행정처분 기준을 위반금액이나 위반 정도에 따라 차등화하는 내용으로 건강검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조만간 입법예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번 법령개정 작업의 발단이 된 것은 지난해 발생한 강원도 춘천 A의원의 이른바 '6460원 착오청구' 사건이다.
A의원은 국가건강검진 비용 6460원을 부당청구했다는 이유로 45일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고, 실제 올 1월부터 검진센터 문을 닫았다.
부당청구 규모가 1만원에도 못 미치는 소액인데다 정황상 착오청구로 해석되는 상황이었지만, 관할 춘천시 보건소는 현행 법령을 이유로 A의원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행했다.
근거가 된 것은 현행 건강검진기본법 시행령이다.
검진법 시행령은 '지정받은 사항을 위반해 업무를 행한 경우' ▲1차 위반시 업무정지 3개월 ▲2차 위반시 업무정지 6개월 ▲3차 위반시 지정취소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이나 국민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일반 진료와 달리, 부당금액의 많고 적음이나 부당행위의 경중에 상관없이 단 한 건이라도 부당사실이 확인되면 바로 업무정지 처분이 가능한 셈이다.
A의원은 당초 업무정지 3개월(90일)의 처분을 받았으나, 위반행위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아닌 경우 처분기준의 2분의 1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다는 단서에 따라 최종적으로 45일 업무정지를 받았다.
처분 일수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현행 시행령을 근거로 삼자니 업무정지 처분 자체는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사건이 불거진 뒤 의료계에서는 "과도한 처분"이라는 공분이 일었다. 정부 또한 이에 공감, 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개정안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일반진료와 동일하게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위반 금액이나 위반 정도에 따라 업무정기 기간을 차등화 하는 것.
위반 금액이나 위반 정도가 아주 경미한 경우에는 '경고' 조치도 가능하게 해, 한 번의 실수로 건강검진기관이 수십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 일은 없게 하기로 했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2월 초에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입법예고 기간 중 의견수렴을 거쳐 가능한 빠른 시일 내 개선된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