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체온
눈물 흘린다는 건 한 사람의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
숨소리도 맥박도 그만큼 식고
입술마저 찬바람을 불어
얼어버린 목청으로 움켜 부르는
울음마다 서리가 내리고
눈시울에 맺힌 불씨 한 방울
끝내 살리지 못한 죄스러움에
차갑게 내려앉는 어깨를 달랜다
다시는 체온을 사랑하지 않아
설령 꺼져버린 불씨에 애탈지라도
울수록 추워지는 세상을 이미 보았으니
머뭇거림은 점점 더 식어갈 뿐
내려간 모든 것들을
가슴속 울음으로 품어
눈가에 가지 끝 수관 하나 심으면
가슴 깨고 나온 눈물
불씨 한 방울 흘러가도록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내분비내과)/<문학청춘> 등단(2013)/한국의사시인회 초대회장/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 <두근거리는 지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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