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진료로 인한 비용과 손해는 누구의 몫인가?

신종 코로나 진료로 인한 비용과 손해는 누구의 몫인가?

  • 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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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

얼마 전부터 병원 건물에 들어갈 때 마다 검문을 받는다. 열도 재고, 중국 다녀왔는지를 묻는다. 가운을 입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의사라 해도 일반 환자나 보호자와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마스크를 안 끼고 가면 요새 그 구하기 어렵다는 마스크도 제공해준다.

병원이 본관, 별관, 암병원으로 나눠져 있는데다가 출입구도 여럿이다 보니 아침부터 밤까지 몇 명씩만 서 있어도 엄청난 비용이 들 것 같다. 이 비용은 누가 대주는 것일까? 

SNS의 다른 병원 선생님의 글 중에, 어느 날 출근하니 이미 선별 진료소로 지정되어 있다며 당황하신 내용이 있었다. 선별진료소를 지정해 업무를 맡기면서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는 말이다. 또는 선별진료소에 대한 사전에 정해진 지정에 따라 자동으로 지정된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복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보니, 보건소에서 민간병원들에 사전 협의나 동의과정도 없이 '선별 진료소를 설치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이렇게 강제 지정된 병원들은 물품도 인력도 없는 상태라고 한다.

전염병 관련 업무라 시간제 근로자도 구하기 어렵고, 갑자기 가격 폭등에 품절사태까지 벌어진 마스크, 손소독제, 장갑, 체온계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간접적으로는 선별 진료소로 지정되면 환자도 감소한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소식이 들렸다. 한 확진자의 동선 중에 아는 분의 의원이 포함돼 있었다. 현재 그 의원은 당국의 명령에 의해 폐쇄된 상태이다.

'이 참에 좀 쉬어가시라'고 위로할 수도 있겠지만,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도 직원들 월급과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야 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2주간 의료기관 문을 닫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다. 나빠진 의료기관 이미지로 인한 이후의 지속적인 환자 감소는 별도로 하고서라도 말이다. 

2015년도 메르스 사태 때 비용과 손실에 대한 보상이 있었다고 한다. 선별 진료소 비용은 일부 보상해주었으나, 조건이 까다로워 대부분 병원의 손실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또 손실 보상금은 메르스 환자를 치료한 실적, 메르스 방지를 위해 폐쇄한 병상수와 휴업기간 등을 고려해서 산정됐다고 하나, 당시 병원협회에서 추산한 메르스로 인한 직접 손실액은 4122억원이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이를 반영해 5000억을 의결했지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심의에서는 2500억으로 조정됐고, 최종 지급된 보상금은 1781억원이었다고 한다.

결국, 의료기관이 메르스 진료로 인해 소요한 직접적인 비용이나, 진료 손실로 인한 피해액들에 대해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특정 병원은 손실 보상을 하고, 특정 병원은 주지 않았는데 그 기준조차 모호해 비판이 있었다. 

메르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함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로 인한 피해와 손실이 개별 의료기관에 전가된다면, 의료인들과 의료기관이 정부의 방침과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을까? 환자를 열심히 진료하고 돌아오는 것이 오명과 경제적 손실이라면, 의심환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단, 치료를 할 수 있을까?

혹 나중에 있을지 모를 관의 보복 조치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협조하는 척 정도 하게 되지는 않을까? 

부가 의료인은 KF94, KF99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안전하다고 권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병원에서 KF94, KF99를 구할 수가 없다. 나도 진료시 그냥 병원에서 주는 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진료하고 있다.

메르스의 경험을 통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국가에서 감염 방지 용구들에 대한 비축분을 가지고 있다가 적시에 병원에 보급해줬어야 하지 않을까? 

군인을 모집해서 전장에 내보내려면 적어도 총과 총알, 보호장구는 줘야 한다. 그리고 혹시 전사를 하면 국가가 가족을 챙겨주고 추모비라도 건립해준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다행인지 최근 국회와 보건복지부에서 메르스 사태 때보다 진일보 된 손실 보상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의료인들과 의료기관들이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을 만한 수준을 기대한다. 

참고: 
 인력·장비 지원, 협의도 없이 민간에 선별진료소 종용하는 정부. 국민일보. 2020.2.5 
 고무줄 잣대의 메르스 손실보상금 중앙일보. 2015.9.24
 코로나 협조하는 병원, 손실 보상 논의 필요. HIT news. 2020.1.30 
 복지부 "메르스보다 진일보된 의료기관 손실 보상 검토" . 메디칼타임즈. 20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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