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소리
대체 누구일까 변기 아래 숨어 있는
꺼이꺼이 젖은 소리 내 귀에 걸어두고
밤새워 울부짖는다, 지치지도 않는지…
굶주림에 떨고 있나 물만 자꾸 핥는데
먹어도 또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입때껏 누굴 기다려 저리 목이 잠겼을까
그건 외로움일 거야, 저만 홀로 남겨진
불 꺼져 칠흑보다 어둔 구석 웅크린 채
아슴풀 지는 박동에도 애절하게 부르는
가슴에 새겨있다 일어선 기억 하나
수령에서 못 헤날 때 잡아주던 따스한 손
좌변기 뚜껑을 열어 그 소리에 손 내민다
▶경북 봉화제일의원장/<월간문학> 등단(2018) <좋은시조> 신인상 등단/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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