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늘 겨울, 잠들면 물고기만 나오는 꿈
어느 블로그에 접속하는 것 같아요
짧아졌다 길어졌다 반복해요
업데이트는 느리기만 하고
익투스ⅨΘΥΣ란 푯말을 따라 걸어요
걸어도 걸어도 반복해요
세상에 이런 섬이 또 있을까요
물고기뿐이에요
물고기 다섯 손가락을 클릭 클릭
물고기의 긴 척추뼈를 따라가면
바다가 나올 것만 같은데
바다가 보이지 않아요, 꿈은
거기까지 반복해요
다시 물고기 뼈를 밟고 다녀요
뒤척여도 바다는 나오지 않고
멀리서 물고기의 울음소리만 들려요
클릭 클릭 , 그만 걷고 싶어도
뒤로가기가 되지 않아요
누군가는 그래요 꿈만 꾸어도
물고기 넘치는 섬에도 가보고
좋겠다고
그렇지 않아요
돌아가는 배편을 찾을 수 없었다니까요
* 익투스ⅨΘΥΣ는 그리스어로 '물고기'라는 뜻.
▶분당 야베스가정의학과의원장. 2012년 <발견>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오래된 말> <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가 들으시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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