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부족, 재고 쌓아두려는 탓' 논란 비판
"몰이해·불통·적개심· 잘못된 현실 인식 문제"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구설수를 겪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고개 숙여 사죄하라!"고 16일 촉구했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주 방호복 부족을 호소하는 의료진에 대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의협은 "의원급 원장과 직원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환자와 약국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국내 유수의 병원조차 수술용 마스크가 없으면 마스크 사용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의료인의 욕심 탓으로 돌렸다"며 "목숨을 걸고 전쟁 중인 의료진을 모욕하는 바이러스보다도 독한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12일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능후 장관은 방호복과 마스크 부족에 대한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대구의 한 병원이 방호복이 부족하다고 해 확인했더니 하루 200벌을 소비하는데 저희가 공급하고 있는 건 300벌"이라며 "제가 의원님들보다 현장을 더 많이 다닌다"고 반박해 논란을 샀다.
지난달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국내 확산의)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해 반발을 샀었다.
의협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박능후 장관의 무능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그의 비틀린 현실 인식과 잇따른 설화"라며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그 바탕에 있는 보건의료에 대해 몰이해와 불통과 고집, 그리고 의료인에 대한 적개심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이 중국에서 온 우리 국민 탓이며 의료진의 이기심 때문에 현장에서 방호복이 부족하다고 책임져야 할 장관이 오히려 국민과 의료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경유자 입국을 금지한 대만의 확진자 수는 아직도 50여명에 불과하다.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모범이 되는 방역'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천스중 위생복리부장(장관)은 국민 앞에 눈물로 사죄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의협은 "대구·경북 시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몸을 아끼지 않고 나선 의료진의 희생 덕분에 그나마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박능후 장관은 이들의 고귀한 정신을 욕되게 하지 말고 양심이 있다면 정식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하라"라고 주장했다.
박능후 장관은 고개 숙여 사죄하라!
세계적 대유행이 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성을 더 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책임자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또 다시 "의료진의 방호복과 마스크 부족현상은 본인들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의원급에서는 원장과 직원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환자들과 함께 약국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국내 유수의 병원들조차 수술용 마스크가 없어 면 마스크 사용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의료인의 욕심 탓으로 돌렸다. 목숨을 걸고 코로나19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는 의료진을 모욕하고 허탈하게 만드는 바이러스보다도 독한 망언이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능후 장관은 이와 같은 발언 후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대구의 한 병원에서 방호복이 부족하다고 해 직접 확인해 봤는데, 하루에 소비하는 게 200벌인데 저희가 공급하고 있는 건 300벌인데도 부족하다고 그런다"고 항변했다. "제가 의원님들보다 현장을 더 많이 다닌다"며 오히려 의원들이 현실을 모른다는 식으로 대꾸하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박능후 장관의 무능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그의 비틀린 현실 인식과 잇따른 설화(舌禍)다.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그 바탕에 있는 보건의료에 대한 몰이해, 불통과 고집, 그리고 의료인에 대한 적개심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달 26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국내확산의)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목청을 키워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한 바 있다. 입국 제한을 하지 않고 국내 방역만 하는 것은 창문 열어 놓고 모기 잡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겨울이라 모기가 없다"며 비꼬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우리 국민 탓이며 현장에서 보호구가 부족한 이유는 의료진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오히려 책임을 국민과 의료인에게 전가하고 있다. 거기에 "환자수가 많은 것은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아전인수 식의 현실인식까지, 가히 최악을 거듭하는 '설상가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월 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이 되자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대만의 확진자 수는 아직도 50여명에 불과하다.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모범이 되는 방역'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천스중(陳時中) 위생복리부장(장관)은 국민 앞에 눈물로 사죄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죄송하다며 연신 목이 메어 눈물을 억누르는 모습은 대만 국민들에게 큰 신뢰를 주었다. 이것이 바로 책임 있는 자의 참 모습이 아닌가.
무섭게 폭증한 환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가 안정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민의, 특히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몸을 아끼지 않고 나서고 있는 의료진과 의료기관들의 희생 덕분이다. 섣불리 종식을 논하고 나가서 행사하라고 부추기던 정부의 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의료진 한명 한명이 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다. "위험하니 너만은 나서지 말아다오"라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간곡한 만류에도 저마다 "괜찮다"며 꿋꿋하게 버티는 까닭은 어떤 의무나 보장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그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서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사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박능후 장관의 이번 발언은 이들의 고귀한 정신을 욕되게 했다. 최전선의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최악의 망언이다. 양심이 있다면 정식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라. 큰 소리 칠 그 에너지로, 심각한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여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