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자와 의료진 간 공간 분리를 통해 환자 및 의료진 감염 위험 최소화
레벨D 방호복 없이도 안전…의료진 피로 감소 및 보호장비 사용 크게 줄여
코로나19 검사 시 의료진이 감염될 수 있는 위험이 커지자, '드라이브 스루'에 이어 병원들이 안전하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선보이고 있다.
검체 채취 시 환자와 의료진이 분리된 '글로브-월(Glove-Wall)' 시스템을 도입한 것.
'글로브-월' 시스템은 환자와 의료진 간 공간 분리를 통해 환자 및 의료진 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레벨D 방호복 없이도 안전하게 검사가 가능해 의료진 피로 감소 및 보호장비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은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진과 환자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글로브-월(Glove-Wall)'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지난 2월 10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글로브-월' 검체 채취실은 유리 벽으로 된 상자에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영아를 돌보는 인큐베이터와 유사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내부 중앙에는 아크릴 유리 벽을 두고 검사자(환자)와 의료진의 공간이 철저히 분리돼 있으며, 이곳에서 의료진은 글로브가 설치된 유리 벽(글로브-월)을 이용해 맞은편 검사자와 직접 접촉 없이도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또 내부에는 음압기기를 별도로 설치해 내부 공기의 외부 유출을 차단했으며, 의료진의 공간은 검사자와 동선까지 완벽히 분리돼 의료진과 환자의 2차 감염 우려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에 근무 중인 김민정 간호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레벨D 방호복을 장시간 착용해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체력소모가 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브-월 시스템 설치로 비닐 가운과 N95 마스크 등 필수적인 보호구만 착용하면 검체를 채취할 수 있어 간편하고 피로도 덜하며, 방호복 착용으로 인해 검사가 지연되는 상황도 크게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원 교수(보라매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는 "해당 시스템은 환자와 의료진의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레벨D 보호구의 사용을 절감해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검사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체 채취 후 환자가 머문 한정된 공간을 집중적으로 소독해 소독 시간을 단축하고 안전하게 추가 검사가 가능하므로, 신속하고 안정적인 소독 여건이 마련된 시설에서 도입 시 매우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글로브-월' 시스템은 서울시 산하 병원 및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도 벤치마킹해 운영하고 있으며, 의료진과 환자의 감염 우려는 줄고 보호장비 절감, 검사 시간 단축 등의 효과로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검사 시스템은 태릉선수촌에 설치된 서울시 생활치료센터에도 추가로 도입돼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보라매병원은 이러한 선별진료소 운영과 함께 모바일 문진표 작성 후 생성되는 QR코드를 통해 편리한 병원 출입이 가능한 '모바일 문진 서비스'를 최근 도입하는 등 코로나19 의료현장에서 혁신적인 환자 진료 체계를 마련하면서 공공병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
김병관 보라매병원장은 "보라매병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과 마주해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코로나19의 종식에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