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ICE, 최근 아조비 비용효과성 인정…작년 암젠 에이모빅은 고배
CGRP 계열 만성 편두통치료제 글로벌 시장 재편 가능성↑…국내도 관심
새로운 만성 편두통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CGRP 억제제 계열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후발주자인 테바의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가 까다로운 영국에서 가격을 낮춰 비용효과성 입증한 것.
테바의 가격 인하를 통한 급여권 선진입 전략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CGRP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국립보건원(NICE)는 최근 아조비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인정하고 1만 명의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예비 결정을 내렸다.
영국에서 아조비의 표시가격은 연간 5000파운드(한화 750만원)이지만, 테바는 NICE에 인하된 비밀 약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NICE는 "이번 예비 결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문제(비용효과성)의 해결에 테바와 함께 협력했다"고 밝혔다.
NICE는 보툴리눔 톡신을 포함한 3가지 옵션에서 실패한 환자에게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보툴리눔 톡신에 비해 예방효과가 낫다는 결론은 아니지만, 보툴리눔 톡신 실패 환자들에게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12주 치료 후 편두통 빈도가 30% 이상 개선되지 않으면 아조비의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NICE의 최종 지침은 다음달 공개된다.
아조비는 경쟁 제품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아조비는 9300만 달러(한화 115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선발 제품으로 볼 수 있는 암젠의 에이모빅(성분명 엘레누맙) 3억 600만 달러(한화 3700억원), 릴리의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 1억 6200만 달러(한화 2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NICE의 결정을 주목할만한 이유는 테바의 유럽시장 진출 전략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로서 신시장 선점을 위해 약가를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NICE는 에이모빅에 대한 급여권고를 거절했다. 에이모빅이 제출한 보툴리눔 톡신과의 비교 데이터가 비싼 가격을 인정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유사한 수준의 데이터를 제출한 아조비가 NICE의 비용효과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을 낮췄다고 볼 수 있다. NICE 비용효과성 평가 절차에 있는 앰겔러티의 경우에도 결국 약가가 통과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만성 편두통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앰겔러티만 시장에 나와 있다. 아직 비급여 상태지만, 현재 가격으로는 급여권 진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시판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테바의 아조비가 가격을 낮춰 급여권 진입한다면 앰겔러티로서는 선진입의 장점을 모두 잃어버린다.
테바가 국내에서도 가격 인하 전략으로 급여권 진입을 모색할지, 이에 대한 릴리·암젠의 대응은 어떨지가 편두통 분야의 화두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