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쿨루스
내가 태어나기도 전 이미
내 머리 속에 들어있던 두 요정
한 아이는 감각이 예민
한 아이는 운동에 탁월
머리와 손이 유난히 크고
눈은 내 뒤통수에 달린 아이들
이들이 서로 사랑할 때
내 입에서는 시가 나오고
내 발걸음은 하늘을 난다
이들이 서로 질시할 때
내 심장은 찢어지고
내 마음은 흩어진다
시로써
내 아이들을 다독거리는
나는
고대로부터 온 연금술사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2016년 월간 <시> 등단 시집 <착하고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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