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 규모 코로나19 피해 융자사업에 3900곳-1조 1450억원 '요청'
정부, 예산 부족에 대출한도 39.9%로 제한...醫 "필요한 돈 못 빌려 막막"
코로나19 피해 의료기관 융자사업에 전국 3900개 병·의원이 1조 1450억원 규모의 대출신청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해당 사업을 위해 마련해 둔 예산은 불과 4000억원. 턱없이 작은 예산에 의료기관들은 필요한 만큼 돈을 빌려쓸 수도 없게 됐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마감한 코로나19 피해 의료기관 융자사업에 전국에서 병·의원 3900곳이 대출신청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관이 금융기관 예비심사를 통해 확정받은 융자금 총액은 1조 1450억원. 기관당 평균 2억 9300여만원 가량의 융자신청을 낸 셈이다.
이는 정부가 마련해 둔 융자지원 예산 4000억원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예산 한도치를 크게 뛰어넘는다.
파이가 턱없이 작다보니, 병원들은 원하는 만큼 돈을 빌리지도 못할 상황에 처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2∼3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또는 지난달보다 감소한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전년도 매출액의 1/4 범위에서 기관당 최대 20억원까지 융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각 의료기관들은 이에 맞춰 대출신청을 냈으나 실제 융자금액은 이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최근 각 의료단체에 안내문을 보내, 코로나19 피해 의료기관에 대한 융자금액(비율)을 기관별 최대 39.9%로 재조정한다고 알렸다.
금융기관의 예비심사를 통과했더라도, 실제 의료기관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은 심사금액의 39.9%를 넘지 못한다는 얘기다.
기관별 융자한도는 기관 유형별로 예비심사금액의 32.7%∼39.9% 수준으로 정해졌다.
매출감소가 50% 이상이거나 특별재난지역 소재 의료기관에 그나마 가장 많은 예비심사금액의 39.9%가 대출되며, 선별진료소 설치 등 이른바 환자진료 적극 참여기관은 최대 37.8%, 그 외 의료기관은 예비심사금액의 32.7%로 대출 한도가 재설정됐다.
의료기관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계 관계자는 "긴급자금 투입은 고사하고, 결국 원하는 만큼 돈도 빌려쓰지 못하게 된 상황"이라며 "당장 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대한의사협회도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의 융자금을 대폭 확대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부득이 각 기관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융자한도 비율을 지정하게 됐다"며 "향후 추가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