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N 2020 온라인, CGRP 3종 6개월 리얼월드 안전성 분석 발표
주사부위 통증 수준…이상반응 상위 10종에 심혈관계 사건 없어
최근 국내에도 도입된 CGRP 억제제 계열 편두통 치료제의 내약성이 실제 임상에서도 우수하다는 데이터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아직 장기 안전성 데이터로 만족할 수는 없지만, 신약 처방에 참고할 만 하다는 설명이다.
스테픈 실버스타인 미국 시드니 킴멜 의대 두통센터장은 최근 2020 미국신경과학회(AAN) 하이라이트 온라인에 CGRP 억제제의 임상현장 안전성 프로파일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암젠의 에이모빅(성분명 엘레누맙), 테바의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 릴리의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 등 FDA에 승인된 3종의 CGRP 억제제에 대한 6개월간 유해사례보고시스템(FAERS) 보고서를 소급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CGRP 억제제 전체에서 발생한 이상반응 10가지 중 통증, 가려움증, 붓기, 홍반 등 주사부위 반응이 공통으로 다수 나타났다. 주사부위 통증의 경우 환자 1000명당 에이모빅은 2.94건, 아조비는 0.8건, 앰겔러티는 4.9건이 발생했다.
편두통이나 두통의 발생 등 효과가 없는 경우도 세 약물 모두 이상반응 10가지에 들어가며 환자 1000명당 1∼5명에서 나타났다. 이는 FAERS의 일반적 비율 수준이다.
변비는 에이모빅에서 1000명당 4.9건 발생했으며 아조비와 앰겔러티에서는 상위 10가지 이상반응에 속하지 않았다.
심각한 수준의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특히 심혈관 사건이 상위 10가지 이상반응에 속하지 않은 것이 눈에 띈다.
CGRP 억제제는 새로운 편두통 치료제로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가장 빨랐던 에이모빅의 FDA 승인도 2년전에 불과하고 각국 정부와 가격차에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앰겔러티가 지난해 9월 시판허가를 획득하고 급여권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CGRP 계열이 예방약제로서 비용효과성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영국 국립보건원(NICE)는 지난해 9월 에이모빅의 급여권고를 거절했다. 기존에 사용하는 보툴리눔 톡신 대비 비용효과성 입증을 못 했다는 판단이었다.
주목할 움직임은 테바의 전략이다. 지난 3월 NICE는 아조비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인정하고 1만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예비 결정을 발표했다.
영국에서 아조비의 표시가격은 연간 5000파운드(한화 750만원)이지만, 테바가 NICE에 제시한 인하된 비밀 약가로 계산할 때 비용효과성이 있다는 것. 후발주자인 테바가 아조비의 약가를 낮춰 시장에 선진입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조비는 국내 시판허가 획득을 앞두고 있다. 테바가 국내에서도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나선다면 시판허가가 빨랐던 릴리의 앰겔러티도 현재의 가격을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전성을 일정부분 확보한 CGRP 억제제 계열 편두통 치료제의 국내 환자 접근성 향상은 다국적제약사의 약가 전략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