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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지속…의과대학 실습교육 차질
코로나19 사태 지속…의과대학 실습교육 차질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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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 3, 4학년 실습 제한 환자케이스 이해 부족…학생도 교수도 '답답'
코로나19 2차 대유행 예고…감염병 장기화 대비 교육 가이드라인 필요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코로나19 전국 확산으로 의과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의과대학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강의실에서 한창 대면 수업을 해야 하는 의과대학 학생들은 강의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병원에서 임상실습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의학과(본과) 3, 4학년들에 대한 뾰족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의과대학 수업(강의 및 실습)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및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으로 상향하고, 지역사회 감염에 따른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진행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기 전 의과대학들은 이미 개강해 수업을 진행했다. 

의과대학의 경우 중국 유학생이 거의 없고, 이동 없이 수업을 받는다는 점에서 비교적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며, 교과 과정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면대면 수업이 이뤄졌다 .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자 정부는 2020년 2월 23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하고, 감염 확산에 주력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집단 강의를 받는 학생들과 병원실습을 하는 학생도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저지에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 강의와 실습을 전면 중단하고 수업 재개일을 최소 2주 이상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각 대학에서는 권고안에 따라 일반 강의 및 임상실습 교육을 전면 중단하거나 연기했다.

고려의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맞춰 한 학기 동안 온라인 강의를 진행키로 했으나 생활방역체제로 전환하자 출석수업 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의예과 1, 2학년은 5월 11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의학과 1학년은 해부학 수업만 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과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지 조율중이다. 의학과 3학년은 지난 3월 16일부터 병원에서 임상실습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것도 1주 가량 늦게 시작해 부족한 실습량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하고 있다.

가천의대도 의학과 1학년은 3월 16일부터 화상강의를 통한 재택수업을, 의학과 3학년의 경우에도 4월 6일부터 통합임상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임상실습이 늦게 시작된 만큼 8월 7일까지 실습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의사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의학과 4학년도 실습교육 일정을 4월 6일부터 7월 24일까지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오프라인 시험을 강행해 논란이 된 의대도 있다. 바로 연세의대.

연세의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들이 강의를 온라인 등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한 3월 30일, 신촌캠퍼스 강의실에서 의학과 2학년 학생 120여명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연세의대는 책상 간격을 2m 유지하고,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 다음 시험을 치를 계획이었다. 이는 연세대 교무처의 중간고사 중단을 비롯한 비대면 강의 운영지침과 배치된 것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아주의대의 경우 의예과 1, 2학년, 의학과 1, 2학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다. 하지만 다른 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의학과 3, 4학년들의 임상실습 교육에 대해서는 걱정이 많다.

빠르면 개강 전부터 의학과 3, 4학년들은 실습 교육을 시작해야 하는데 1개월 반 가량 하지 못했다.

실습교육이 중요한 만큼 병원 외래에서만이라도 실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병동 참관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실습교육의 질을 우려하고 있다.

아주의대 관계자는 "4월초까지 실습교육을 제대로 못했고, 현재는 외래 정도만 들어오도록 하고 있으나 병동 환자를 어떻게 진료하는지 제대로 지켜보지 못해 걱정된다"면서 "의학과 1, 2학년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했으나 교육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피드백이 잘 되지 않아 시험 결과도 나쁘게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관계자는 "의학과 4학년은 더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병원 실습도 중요하지만 의사국가고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

이 관계자는 "교수도 학생을 데리고 다니면서 환자 케이스를 보여주고 실습에 임하도록 해야 하는데, 서로 어수선하고 못하는게 많다보니 지금 실습하는 학생들이 피해가 큰 것 같다"며 "의학과 4학년은 국시 준비를 위해 시뮬레이션(모의 환자)을 하긴 하지만, 얼마나 환자 케이스를 이해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에 있는 의과대학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대면수업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강의에 대해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를 했는지도 모르고, 미진한 수업 내용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

평가에도 애로점이 많다. 다양한 평가방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온라인 강의를 근거로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거의 모든 의과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임상실습 교육에 대한 애로점이 많다보니, 학생도 교수도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지금은 주춤하지만 언제 또 2차 대유행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전국 의과대학 차원에서  감염병 장기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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