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주가 껑충 제약섹터…현실성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주가 껑충 제약섹터…현실성은?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20.06.12 06:00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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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 전무
성공 기적 쓰더라도 수년인데 주가는 벌써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코로나19 사태로 폭락했던 주식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섹터는 치료제 개발로 들떠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능성 보도가 나온 종목은 폭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기대감에 의한 상승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주당가격으로 일양약품 7만 9700원, 동화약품 1만 5200원, 대웅제약 14만 6000원, 부광약품 3만 7400원, 신풍제약 3만 1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제약바이오섹터의 대표적인 급등주다.

4월 10일 기준으로 두달새 일양약품 128.4%, 동화약품 96.6%, 대웅제약 53.5%, 부광약품 53.9%, 신풍제약 30.7% 주가가 뛰었다. 이들 제약사의 공통점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들 제약사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이 주가를 폭등시킬 만큼 성공 가능성에 다가선 것일까.

일양약품은 자사의 항암제 신약 '슈펙트'가 실험실 연구에서 대조군 대비 70%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소시켰다는 결과를 보도했다. 이는 칼레트라, 렘데시비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에 비해 우월하다는 설명이다.

이 결과를 가지고 러시아에서 임상 3상 시험을 할 수 있는 IND를 획득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주가는 연일 고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슈펙트가 결과를 얻은 곳은 실험실일 뿐이다. 인체에 적용했을 때 부작용이나 상호반응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슈펙트가 표적항암제로서 부작용이 기존 항암제에 비해 적다고는 하지만, 암이 없는 환자의 신체에 투여됐을 때도 부작용 대비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러시아에서 임상 3상을 승인했다는 부분도 코로나19 펜더믹 상황의 특수성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만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된 임상시험이 6월 8일 기준으로 13건, 미국에서는 825건에 달한다. 펜더믹 상황에서 안전성 확보가 부족하더라도 우선 시작하는 모습이다.

부광약품도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신약 '레보비르', 신풍제약은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가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가능성을 보였다며 식약처에 임상 2상을 신청했고 승인을 얻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실험실 결과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 치료제 모두 실제 임상 현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치료제다. 더 나은 효과, 혹은 더 나은 장기처방 근거, 더 나은 안전성을 가진 치료제에 밀려 있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만 신약이라고 불리는 치료제들이다. 유사한 기전의 치료제들이 이미 글로벌에 즐비하다.

그래도 이들 치료제는 시판허가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해당 적응증에서는 나름대로 안전성 대비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4월 자사의 천식치료제 후보물질 DW2008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실험실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작상(학명 Justicia Procumbens, 쥐꼬리망초)을 원료로 하는 이 물질은 아직 동물실험 단계에 그쳐있다.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회사 측은 이미 특허 출원과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까지 보도자료에 담았다.

대웅제약의 DWRX2003 또한 마찬가지다. 동물실험에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 전부다. 대웅 측은 동물 대상 비독성 시험 등 전임상 계획을 밝히면서 연내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허가까지 완료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글로벌 신약을 꿈꾸며 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은 그 수가 국내외 몇이나 될지 측정조차 불가능하다.

K-방역은 펜더믹 상황에서 글로벌 방역의 모범이 됐다. K-방역의 우수성과 인체에 투여되는 의약품의 임상 연구, 제품 개발은 다른 문제다.

국산 신약이 30호까지 나왔다고는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단 하나의 글로벌에서 통할 만한 신약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임상을 진행할 능력도 부족해 임상 2상부터 기술수출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몇 년간 가능성만으로 큰 폭으로 뛰던 제약바이오섹터는 몇몇 제약사의 실패, 혹은 거짓으로 최근 폭락을 경험했다. 코로나19 펜더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섹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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