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咀嚼
씹는다는 건 치유이다
씹는 것은 만평漫評 하는 것,
달콤하고 쌉싸름하여
오장五腸의 감초가 된다
씹은 걸 또 씹고
탈을 쓴 위선을 씹고
자자손손 살찌워진 돼지의 목살을 씹고
들때밑 백정白丁의 손목을 씹고
아부쟁이 나팔수를 씹고
무엇보다도
삼류시인들의 찬미에 흠뻑 취하여
감성의 밑천을 뽑으려는
누우런 달과 달무리를
씹고 또 씹는다
씹을수록 진국은 스며드니
누런 호박씨도 씹어 삼키고
로망으로 변신한 불륜도 갈아 씹는다
육부六腑가 꿈틀댄다

▶ 본명 서종호/청라베스트재활요양병원 진료원장/월간 <신문예> 시 등단(2015)/아태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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