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해 뜨는 소리에 눈 뜨고
눈 뜨는 소리에 해 뜨고
해가 눈꺼풀을 밀어 올리고
눈꺼풀이 해를 밀어 올리고
새도록 뒤척이던
저 편의 늙은 밤이
마지막 눈꺼풀까지 밀어 올려
설 깬 꿈들이 거리로 나서는 웅성거림에
눈에 귀가 돋아나고
눈꺼풀에 대롱대롱 소리가 달려
눈으로 듣는 소리
눈꺼풀의 귀로 듣는 소리
하루가 눈동자만한 바퀴로 구르며
나이 드는 소리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내분비내과)/<문학청춘> 등단(2013)/한국의사시인회 초대회장/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 <두근거리는 지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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