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절반인데 수진율 두배, OECD 통계 어떻게 읽어야 하나

의사 수 절반인데 수진율 두배, OECD 통계 어떻게 읽어야 하나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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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 공개 "임상 의사 수 평균 미달" 올해도 되풀이
통계 꼼꼼히 뜯어보니 '의사 부족→접근성↓→건강수준 저하' 한국은 '예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국내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의 숫자가 OECD 평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통계가 또 나왔다. 흔히 의료인력 확대 주장의 근거로 쓰이는 자료다. 

그러나 함께 공개된 데이터는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 국가가 의료인력 부족을 우려하는 이유는 '의사 수 부족→의료접근성 하락→국민 건강수준 저하'로 이어지는 비극의 연결고리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통계상 의사 부족 국가로 보이지만, 의료접근성과 국민 건강수준 모두 OECD 최상위권에 속해 완연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한국 임상 의사 수, OECD 평균 미달 '올해도 되풀이'

보건복지부는 22일 경제협력기구 보건통계(OECD Health Statistics)를 근거로 한 주요 지표별 보건통계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2018년 기준 국내 임상의사의 숫자가 인구 1000명당 2.4명으로 OECD 평균인 3.5명에 크게 못 미친다는 내용이다. 

매년 이즈음 공개되는 연례 발표자료지만, 올해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그 내용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인구 1000명당 의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오스트리아(5.4명)와 노르웨이(4.8명)이며, 우리나라는 콜롬비아(2.2명)·폴란드(2.4명)·멕시코(2.4명)·일본(2.5명)과 함께 평균 이하로 분류됐다.

보건복지부는 "인적자원이 OECD 국가 중 적은 편"이라는 간단한 코멘트를 달았다.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0'.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0'.

인구 1000명당 의사 2.4명, 우리와 같은 멕시코는... 

적정 의료인력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의사 수가 너무 많으면 의료수요가 과도하게 형성돼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반대로 의사가 너무 적으면 의료접근성이 떨어져 국민 건강수준이 낮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의 의료접근성은 '외래 진료 횟수(의료기관 방문 횟수)'로 짐작해볼 수 있다. 

일례로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4명으로 우리와 동일해 '의사 수 평균 이하'로 분류된 멕시코의 경우,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가 2.8회로 OECD 평균 6.8회에 크게 못미쳤다.

국민 건강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기대 수명'과 '주요 질환별 사망률', '영아사망률' 등도 OECD 평균보다 낮은 편.

멕시코의 기대수명은 75년으로 OECD 평균인 80.7년에 못 미쳤고, 순환기계 사망률과 호흡기계 사망률은 OECD 평균보다 높았으며, 특히 영아 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12.9명으로 OECD 평균인 4.1명의 3배에 달했다.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0'.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0'.

의료이용량·국민 건강수준 모두 최상위...한국은 달라 

그럼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 인구당 의사 숫자는 동일하지만 의료접근성과 국민 건강수준 모두 멕시코와는 확연하게 다른 결과를 보였다. 

실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6.9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거의 OECD 회원국 평균(6.8회)의 2.5배에 달한다.

의료 질과 국민 건강수준을 보여주는 '기대 수명', '주요 질환별 사망률', '영아사망률' 또한 한국은 최상위권에 속한다. 

2018년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OECD 평균보다 2년이 길었고, 암 사망률과 순환기계 사망률·호흡기계 사망률 또한 OECD 평균과 비교해 최대 절반까지 낮았다. 영아사망률도 출생아 1000명당 2.8명으로 OECD 평균을 휠씬 밑돌았다.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0'.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0'.

'값싸고 질 좋은' 국내 의료비 지출 OECD 회원국보다 낮아 

또 한가지 특이점은 의료 이용량이 회원국 평균의 2배가 넘고, 그 결과 또한 타 국가에 비해 뛰어남에도,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 지출은 OECD 회원국들보다 적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값싸게 양질의 진료를 필요한 때에 받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2018년 우리나라의 경상의료비는 국내총생산 대비 7.6%로 OECD 평균(8.8%)에 비해 낮았다. 가계에서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 비중 또한 2008년 37.1%, 2013년 34.2%, 2018년 32.5%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약품 판매액은 642.6 US$PPP로, OECD 평균(499.6 US$PPP) 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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