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디올렉스-뇌전증 발작 감소/ 사티벡스-다발적경화증 통증 개선 효과
"적응증 확대 가능성도..임상 근거 축적·오남용 예방 위한 관리체계 필요"
의학계가 대마성분의약품 안전성 및 유효성과 관련한 첫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이들 의약품이 뇌전증 및 다발성경화증 일부 환자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놓고 임상적 근거 축적과 오남용 예방 위한 관리체계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은 최근 열린'대마성분의약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을 주제로 한 원탁회의에서 이 같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원탁회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의료 목적 대마에 대한 제한적 사용이 가능해졌으나, 근거가 부족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됨에 따라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원탁회의에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대한뇌전증학회·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대한신경과학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 등이 참여했다.
이날 내놓은 합의문에서는 전문가들은, 대마성분의약품을 '대마에 함유된 천연화합물 중 칸나비오이드 성분을 추출해 제조한 의약품'으로 정의했다. 합의 범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취급 승인되어 국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에피디올렉스(Epidiolex·CBD 성분)와 사티벡스(Sativex·CBD 및 THC 복합 성분) 등이다.
에피디올렉스는 졸림·어지러움·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약물의 잠재적인 의존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됐다. 사티벡스 또한 두통·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수용 가능한 수준이며 약물 의존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 복용시 발생할 수 있는 편익과 위해에 대해서는 의료진과 환자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으며 의존성에 대해서는 추적조사가 수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효성과 관련해서는 에피디올렉스는 일부 뇌전증증후군(드라벳증후군·레녹스-가스토증후군) 환자의 발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사티벡스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경직 및 통증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전문가들은 합의문에서 대마성분의약품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위해 필요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대마성분의약품의 성인 뇌전증·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신경병증성 통증·헌팅턴병·투렛증후군·수면무호흡증·뇌종양에 대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원탁회의 참여자들은 향후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데 동의를 표한 것.
단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 관찰한 신뢰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 축적과 오남용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관리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광협 NECA 원장은 "이번 원탁회의는 대마성분의약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잘못된 인식을 개선시키고,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하는 첫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