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4년 차 레지던트·응급의학과 전공의, 21일부터 업무중단 시작
"업무중단은 시작 시점부터 무기한"…'병원과 거리두기'
오늘(21일)부터 전국 전공의들이 병원과 거리두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투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1일을 기점으로 한 순차적 '업무 중단'과 '사직서 작성' 등 무기한 파업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로드맵에 따르면 8월 21일 인턴, 4년 차 레지던트 업무 중단(내과, 가정의학과 3년 차 포함)을 시작으로 22일 3년 차 레지던트, 23일 1, 2년차 레지던트들이 업무를 단계적으로 중단한다. 31일에는 30일 기한을 둔 사직서 작성도 시작된다.
특히, 응급의학과의 경우 21일부터 모든 전공의가 전면 업무를 중단한다. 대표적 필수의료인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전면 파업을 전언한 것이어서 병원의 인력 보충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9일 협의회를 결정한 전임의들도 전공의 파업에 지지·동참을 선언하면서, 더욱 강도 높은 젊은 의사들의 투쟁 행보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의들은 앞서 7일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처음으로 가운을 벗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주축이 된 제1차 젊은 의사 단체행동에는 1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참, 젊은 의사들의 뜨거운 투쟁 열기를 보여줬다.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리는 집회에만 전공의 5000명, 의대생 3000여 명이 집결했다.
이후 14일 대한의사협회가 주축이 된 전국의사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제2차 젊은 의사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2차 단체행동 당시, 전공의들은 젊은 의사들만 참여한 7일 단체행동과 달리, 14일 전국의사 총파업에는 전 직역의 의사들이 참여하는 만큼 백업할 대체 인력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 "필수업무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3차 젊은 의사 단체행동에서는 "필수 유지 업무는 병원에서 전공의를 제외한 대체 인력을 마련해야 한다"며 필수 업무를 포함한 전면적 파업을 선언했다.
특히, 20일 의-정 회동에서 정부가 전공의들을 강압적으로 훈계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참석자의 증언이 나오면서 전공의들의 분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양상이다.
대전협은 20일 성명에서 정부와의 협의와 관련 "현재 코로나19 상황의 엄중함을 이해하고, 현재 정책 추진 사항을 철회하고 코로나19 상황의 종식 후 원점에서 의료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추진된 사항은 철회할 수 없다는 의견을 거듭 밝혔다. 의료계의 반쪽짜리 논의를 요구하는 입장을 고수했다"면서 "심지어 대전협 투쟁 방식에 대한 부적절한 문제 제기를 하는 등 강압적으로 가르치려 했다. 젊은 의사들의 분노를 해결하려는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협이 지속적으로 단체행동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 일절 진정한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온 정부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데에 있다"며 "이러한 태도 수정 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하겠다는 정부 측의 입장은 단어 놀음에 가깝다"고 일침을 가했다.
서재현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는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에서도 코로나19 때문에 고민이 많겠지만 의료진은 환자들을 옆에서 케어하는 사람들이다. 고민이 더욱 많다"며 "이에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시기인 만큼, 의사들이 먼저 정부에 손을 내밀어 감염병을 먼저 극복하자고 했다. 논의를 멈추고 함께 감염병을 막은 뒤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이마저 거부당했다. 전공의들은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탄했다.
이어 "후배들이 결의를 가지고 국가고시 거부까지 이어가고 있다. 상당수 유급을 해서라도 우리가 옳은 말을 한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 한다고 느낀다"면서 "대표자로서 책무 느끼고 같은 결의를 갖고 행동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 번째 젊은 의사 단체행동을 공지하는 한편 "단 한 명의 인턴, 레지던트가 필수과 미수료, 전문의자격시험 응시 조건 미충족에 해당하여 피해를 보게 되면 무기한 단체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하나 된 목소리로 옳은 가치를 위해 앞장서 행동할 것"이라면서 "그리고 이 가치를 해하는 개인, 단체에 대해서는 어떠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한편, 대전협은 전공의들의 3차 단체행동 프로그램으로 24, 25일 '젊은 의사 자가격리' 온라인 학술대회를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범전공의 언택트 단체행동 기획이다.
대전협은 3차 단체행동 및 온라인 학술대회를 홍보하며 #2020젊은의사단체행동 #젊은의사자가격리 #병원과거리두기 등을 해시태그로 설정, 무기한 파업을 재치있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형철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젊은의사 단체행동은 의료계를 발전시키기 위한다는 목적에서 시작했다"면서 "이에, 전공의들이 모두다 온라인에 참여할 있는 엄청난 기회라는 생각에서, 전공의들이 학술적으로 발전을 도모해 보자는 취지로 학술대회를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