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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총파업' 후배가 선배에, 선배가 후배에 "함께 가자"
'의사 총파업' 후배가 선배에, 선배가 후배에 "함께 가자"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8.2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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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 선배들에게 남기는 서신문 "두렵다. 함께해 달라"
의협·교수·개원가·전임의·봉직의 등 "함께 하겠다" 지지 행보 잇달아
(출처=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의협신문
(출처=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의협신문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에 반발한 의사들이 총파업 등 강경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형사 고발을 포함한 대응 강도를 높여가면서 후배 의사가 선배 의사들에, 선배 의사들은 다시 후배 의사들에게 격려와 독려 메시지를 전하는 등 서로를 다독이며 투쟁을 이어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전공의들은 보건복지부 업무 개시 명령과 관련, '블랙아웃' 단체행동을 선언하며 무기한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업무 개시 명령에 불복한 전공의들을 상대로 경찰 고발을 단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7일 공식 홈페이지에 '선배님들, 응답해주세요' 제목의 서신문을 게시했다. 수신자에는 '대한민국 1만 6천여 전공의 후배'라고 적혔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내릴 수 있는 협박과 형벌이 어마 무시하다는 것을, 저희 젊은 의사들 또한 모두 알고 있다. 두렵다"면서도 "의사가 아무 데나 쓰이고 버려지는 '공공재' 취급당하는 현실을 제 후배들에겐 물려주고 싶지 않다. 소신 있게 국민을 위해 진료할 수 있는 현실을 물려주고 싶다. 바꾸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칠게 변해 버린 어린 후배들의 쉰 목소리가 들어달라. 어렵게 내디딘 이 길 위에 제발 함께해 달라"며 "차가운 무관심을 거두고, 무책임한 방관을 멈추고, 이제는 한 발짝 더 내딛는 용기를 보여달라"는 지지 호소 메시지를 보냈다.

의대생들 역시 선배들에게 "철부지 같던 학생들이 교실 밖과 거리로 밀려 나갔다"라며,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를 간절하게 원한다"는 호소문을 전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28일 선배 의사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거부와 무기한 수업 및 실습 거부를 불사한 학생들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의대생들은 의사 국가시험 거부, 동맹휴학 등을 통해 강경 투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의대협 통계에 따르면 의사 국가시험 응시자 3036명 중, 93%인 2832명이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했다. 응시자를 제외한 나머지 학년 1만 5542명 중 90%인 1만 4090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황이다.

후배들의 호소에 선배들도 응답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은 학교별로 성명을 내고 전공의 파업 및 의대생 국시 거부를 지지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2차례에 걸쳐 전공의 파업 및 의대생 국시 거부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이를 통해 제자들이 불이익을 보는 일이 없도록 선배 의사로서 최선을 다해 보호해 줄 것을 약속했다.

26일부터 72시간 전공의사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개원가에서도 후배들을 위한 지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28일 '후배님께 응답합니다' 제목의 서신문을 공개했다.

대개협은 "우리 선배들도 바꾸고 싶었다. 진료실에 묻혀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그저 수긍하며 규제가 늘어나면 늘어나는 대로. 병원 운영이 힘들면 힘든 대로, 덜 자고 덜 쉬며 근로 시간을 늘렸다. 규제에 따른 어려움을 참고 살아오다 보니 이제는 우리 의사들을 "공공재"라며 그나마 남아 있던 자긍심마저 송두리째 빼앗아버렸다"고 한탄했다.

이어 "길거리로 최선봉에 나오신 후배들에게 어떠한 위해라도 생길까 너무 두렵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 우리 개원의들도 생업을 걸고 4대 악법 저지 및 필수의료 구축, 올바른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면서 "단 한 명의 후배라도 희생자가 생긴다면 이 선배들 절대 용납할 수도,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다. 행동하는 선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임의들 역시 병원별로 사직서 제출, 지지 성명을 내며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전임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28일 성명을 냈다.

이들은 "대한민국 의료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불합리한 정책 저지와 환자를 위한 올바른 의료 정책 확립을 위해 선언한다"며 "정부 정책의 완전 철회 및 의료계와 원점에서 다시 논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전공의들과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힘을 더해 함께 투쟁할 것을 천명하고자 저희 임상강사들은 금일부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봉직의들도 함께 목소리를 냈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의사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의료공백을 메우는 것으로 후배들의 투쟁을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선배 의료인으로서, 스승으로서 앞장서 막아주지 못한 점이 너무나 아쉽고 후회스럽다. 전공의 여러분이 나설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에 정말 마음이 무겁다"며 "압박과 회유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당한 주장을 하기 위해 가운을 벗고 병원 문을 나선 여러분들을 우리 모두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공백이 우리의 주장에 약점이 되지 않도록 빈자리를 메우겠다"면서 "여러분에게 부당한 불이익이 발생하게 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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