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장학제도의 '고전', 공공의대라고 다를까

공중보건장학제도의 '고전', 공공의대라고 다를까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9.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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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수령 후 의무근무' 선택한 의대생, 2년간 12명 그쳐
"공공의대도 유사한 모형, 실패 뻔해...문제인식·해법 바꿔야"

ⓒ의협신문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공공의료 인력양성'을 목표료 야심차게 시작한 공중보건장학제도가, 시행 2년차를 맞도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첫 해부터 목표 인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고, 올해도 참가자 미달 현상이 재현되면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는 "공공의대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공중보건장학제도의 고전은, 결국 공공의대의 실패를 예견하는 것"이라며 "공공의대의 망상을 버리고 전달체계 개편과 지역의료 활성화 등 보다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4일 '공중보건장학생' 추가 모집 공고를 냈다. 상반기 진행된 장학생 모집이 미달된 데 따른 조치다.

공중보건장학제도는 정부가 내놓은 공공의대 운영 방안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국가 장학금으로 의사를 육성하고, 해당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은 대가로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의무근무하게 함으로써, 공공의료인력을 확보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 전 과도기의 대안으로서 해당 제도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현재까지의 성적표로 보자면 낙제점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실제 제도가 재시행된 첫 해인 2019년 정부는 20명의 장학생 모집을 목표했으나, 실제 모집인원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8명에 그쳤다. 올해는 목표치는 14명으로 낮춰잡았는데도, 상반기 4명을 더 모집하는데 그쳤다.

2년새 고작 12명을 모은 셈이다. 정부는 올해 미달된 10명을 하반기 추가 선발한다는 계획이나, 실제 참여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공중보건장학제도의 고전은 의료계 안팎에서 이미 예견되었던 바다. 지원대상이나 지원금(한 학기 장학금 1020만원) 자체가 너무 적은데다, 해당 인력들이 지역이나 공공의료에 머무를 별도의 유인책 없이 단순히 장학금을 주고 그 댓가만큼 의무복무를 하게 한다는 자체도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돈을 주고 그 댓가로 의사들을 묶어두면, 그들이 공공의료인력이 되고, 지역의료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지역과 공공의료 분야에 의사들이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 장학금을 주고 취약지 복무를 의무화하는 공공의대 설립도 결국 마찬가지"라고 꼬집은 이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공공의대 설립이 아니라, 지역·공공·필수 의료활성화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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