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윤 의원 "근거법도 없는데 정부가 사업 독단추진, 심각한 사안"
보건복지부 "당시 당정협의에 따른 준비...공공의대 추진 현재 중단"
정부가 남원시에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부지매입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근거 법률이 마련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전제로 해 독단적으로 사업을 진행시켜 왔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부지 매입 과정을 두고도 '고가매입' 등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는 터라, 정치권과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해왔던 '공공의대 게이트'가 실제 정치 의제로까지 비화될 지도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기윤 의원(국민의 힘)은 16일 정부가 '공공의대 설립은 국회에서 법을 통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실제로는 남원 공공의대 부지매입에 깊숙히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문건을 전격 공개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8년 8월부터 남원시에 여러차례 공문을 보내, 공공의대 부지 검토와 매입, 도시계획 결정 등 관련 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지시하고 관리해왔다는 내용이다.
강 의원은 "공공의대법안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인데, 문재인 정부가 법안 통과를 전제로 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것도 모자라서 정부 차원에서 직접 공공의대 부지를 골라 특정 지자체에 매입을 지시한 것은 공공의대 게이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현재는 중단한 일"이라면서도, 당시 남원시와 공문을 주고받으며 일을 추진해왔다는 점은 사실로 인정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16일 브리핑에서 제기된 관련 질의에 "공공의료대학원은 지난 2018년 당정협의에 따라 남원에 설립하는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며 그에 따라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던 것 이라고 해명했다.
"(당정협의에 따라) 정부는 신속한 추진과 실무적인 추진 차원에서 가장 최근에 설립된 국립대학인 울산과기대의 사례를 참고해서 부지 마련을 준비해 왔다"고 밝힌 윤 정책관은 "이에 따라 2018년 당시 보건복지부와 남원시 간 업무협의가 계속 진행된 바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공공의대 설립은 국회에서 법률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입장은 전혀 변화가 없으며, 의협과의 합의문도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윤 정책관은 "지금 현재 공공의대 정책 추진은 의정간 합의에 따라 중단된 상황"이라며 "모든 상황은 국회에서 다시 논의가 이뤄지고, 또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