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희 원장 (서울 마포구· 연세비앤에이의원)
늦은 저녁 퇴근 길에 지친 걸음으로
당신은 내게 찾아왔습니다.
잦은 어지러움으로 병원을 곧잘 오시던 당신은
오늘도 재발된 어지러움으로 기운없이 병원문을 엽니다.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지만 ,
그보다 하늘로 먼저 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당신을 아프게 함을 나는 압니다.
갑자기 닥친 어머니의 뇌출혈과 떠나심,
감당하기에 벅찬 그 짐이 당신을 아프게 하는 군요.
난, 당신의 손을 가만히 잡습니다.
누구보다 건강하길 바라고 기도하신 어머니처럼
가만히 속으로 되내입니다.
'이제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우리 함께 기도해요.'
'당신의 가벼운 마음이 당신의 몸을 낫게할거에요'
어지러운 당신에게 처방을 내리면서
몇번이고 이 문장을 기도처럼 되내입니다.
당신은 그 지친 가운데에도
내게 마스크 줄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실크 장미가 달린 리스를 손수 만들어 내놓습니다.
그렇게 나는 당신에게 행운을 기도받고
나는 당신의 건강을 기도합니다.
우리는 동반자,
나는 당신의 동네 병원 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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