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의사 국시' 정상화 '호소'

의료계 '의사 국시' 정상화 '호소'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9.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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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교협 "인턴 수급 차질ㆍ의료 질 하락 우려…정부가 책임져야"
KAMC '의사면허 실기시험 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 공개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 의사 파업의 여파로 올해 의사국시 실기는 총 3,172명 중 446명(14%)만이 응시했고, 이날 실기 시험을 치룬 응시자는 총 6명에 불과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 의사 파업의 여파로 올해 의사국시 실기는 총 3,172명 중 446명(14%)만이 응시했고, 이날 실기 시험을 치룬 응시자는 총 6명에 불과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가 의사 국가시험에 응하지 않은 의대생들에게 시험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경고와 호소 목소리를 함께 높이고 있다.

의료인들은 인턴수급 문제와 교육 질 하락 등 연쇄적 부작용을 우려하며 국민에는 "진료의 불편을 초래했던 의사 파업과는 분리해 생각해달라"고 이해를 호소했다. 정부에는 현 상황에 단초를 제공한 책임을 지고, 전향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이하 의교협) 29일 의대생 휴학 및 의사 국가시험 미응시와 관련 "정부 정책 추진에 대한 정당한 의사 표현이었으며 정부와 여당이 의료계와 합의를 통해 문제를 인정한 만큼,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교협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국의학교육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기초의학협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학교육연수원, 국립대병원장협의회, 사립대의료원협의회 등 12개 단체의 협의체다.

최대집 의교협 회장(대한의사협회장)은 "현 상황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 정부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의협은 이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관철시켜 나갈 것이다. 정부의 전향적인 해결 의지와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의교협은 예정보다 큰 폭으로 적은 신규 의사가 배출될 경우, 이로 인해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유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병원계는 "인턴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연쇄적인 업무 가중이 의료의 질 하락과 국민 건강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짚었다. 의과대학 측 역시 학생들을 수용하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하며 "의료계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대생 휴교나 국가고시 거부가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은 만큼, 의사 국가고시 정상 응시를 위한 의대생 사과는 필요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사 국가고시에 대한 재응시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의대생들의 사과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나온 것.

전국의사총연합은 29일 성명에서 "정부와 민주당이 4대 악 의료제도를 사전에 의료계와 충분히 협의하고 함부로 강행하지 않았다면, 2020년 의사 투쟁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의사 투쟁의 원인은 정부가 제공하였고 의사, 전공의, 의대생들은 이에 반발해서 투쟁했을 뿐"이라고 짚었다.

이어 "의대생들이 최후까지 물러나지 않고 의사국가고시를 거부한 것은 정부와 민주당이 의사들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의정협상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백번 양보해 의사들이 투쟁으로 대항한 것에 사과해야 한다고 해도, 왜 의대생이 사과해야 한단 말인가? 의대생 휴교와 국가고시 거부로 피해를 본 국민이나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며 "의대생들에게 의사국가고시를 빌미로 사과를 요구하거나 언론플레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들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의사면허 실기시험 정상화를 위한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요청했다.

KAMC은 "의대생들이 합리적 보건의료정책수립에 대한 의료계 단체행동에 합류하면서 의사 국사고시 중 실기시험에 대한 기회를 잃어버렸다"며 "젊은 의대생들이 참여한 단체행동을 진료의 불편을 초래했던 의사파업과는 분리해 생각해달라. 그 순수함과 진정성을 이해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사양성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의과대학 학장들은 의대생들이 국가고시 응시 기회를 잃게 되고 또한 조속히 교육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향후 의대생들이 학업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널리 혜량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의사수급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국민건강이 크게 위협될 것이라는 우려도 전했다.

전국 의대 학장 및 의전원장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등 어느 때보다 의료진이 필요한 시기다. 내년 2700 여명의 의사들이 배출되지 못한다면, 전국의 많은 보건지소의 공백과 병원의 의사수급문제로 인해 국민건강이 크게 위협받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감염병을 포함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질병은 국민 여러분께서 감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가 아닌 의료로써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의료계는 전문가집단으로서 이러한 의료공백이 국민건강수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의료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면서 "정부가 신속하게 국가고시의 기회를 마련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깊은 이해와 함께 정부가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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