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상온노출 불안 속 10대 청소년 사망사례 신고 '또 안전성 이슈'
"올해 접종 현장 이미 혼란 그 자체, 시급한 원인 규명·대책 마련돼야"
10대 청소년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받은 후 사망한 사례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아직 백신접종과 사망간 인과관계가 명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백신 상온노출 사고로 인해 안정성 이슈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터진 악재에 개원가는 피로감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인플루엔자 무료접종을 받은 17세 청소년이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청소년은 10월 14일 정오께 모 의료기관에서 독감 무료접종을 받은 뒤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했다. 접종 전후 특이사항은 없었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사망신고사례와 예방접종간의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예방접종 후 특이사항이 없었고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일단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먼저 규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접종된 백신은 최근 상온노출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신성제약에서 유통했던 국가조달물량 백신이다. 질병청은 다만 해당 제품이 상온노출 이슈에 관련된 문제의 제품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정 청장은 "1차로 신성제약에서 유통했던 국가조달물량은 백신은 맞으나 (상온노출 이슈) 대상 백신은 아니다.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유통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대해 이상반응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추가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에 따르면 18일 현재까지 전국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인원은 955만명이며,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 사례는 353건으로 파악됐다.
이상반응 유형은 피부발진 또는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99건, 국소반응 98건, 발열 79건, 기타 69건, 사망 1건 등이며 백신유형별로는 유료접종에 따른 이상반응 신고가 124건, 무료접종이 229건으로 각각 조사됐다.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간 인과관계가 명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둘러싼 이슈가 계속 이어지면서 개원가는 불안감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개원가는 올해 역대급 백신 대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 우려로 의료기관마다 접종을 받으려는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백신 공급부족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백신 상온노출 이슈로 인해 환자들의 불안감도 높아 접종 현장에서는 환자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일도 온전히 개원가의 몫이었다.
개원가 관계자는 "올해 접종현장은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라며 "백신 상온노출 이슈로 인한 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시 안전성 이슈가 터져 걱정이 크다. 당장 내일부터 현장의 혼란의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잘못하면 청소년들이 막연한 불안감으로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감염병 상황에서 치명적인 악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빠른 조사와 명확한 결과 발표, 밝혀진 원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