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연가
서글픈 몸의 글자들이
유월 꽃잎으로 스며들 때
사랑을 나누었나, 노을처럼
붉게 기대어 잠이 들었다
옷깃에 사과향 번지고
가슴엔 찔레꽃 피어났지
몸 굽이 쓰여진 고독에
가시처럼 당신은 돋아났네
그날의 그리운 방에서
하ㅡ얀 일기책 바라보면
책갈피에 저녁 묻어나고
창가엔 진한 찔레꽃 내음
아, 짧은 생이 서러운가
꽃이 하늘로 떨어진다
달빛 내려 창백한 얼굴은
가을에 붉게 피어나겠지
▶ 본명 서종호/청라베스트재활요양병원 진료원장/월간 <신문예> 시 등단(2015)/아태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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