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노래가 필요한 날
[신간] 노래가 필요한 날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12.0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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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기 지음/김영사 펴냄/1만 4800원

'동물원' 김창기가 오랫만에 세상에 말을 건다. 이번엔 노래가 아니고 글이다.

'널 사랑하겠어' '혜화동'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기다려줘' '그건 너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때문이야' '그날들' '거리에서'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사랑의 썰물'….

수많은 노래를 만들고 부르며 여리고 시린 가슴을 달래줬던 그는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김창기 원장(생각과마음의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 <노래가 필요한 날>을 출간했다.

그의 글은 여느 노랫말 처럼 솔직하고 담백하다. 때론 쓸쓸하고 착잡하게, 때론 아릿하고 느껍게, 때론 거침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며 써 내려간 그만의 이야기다. 주저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평안의 울림이다.

젊은시절 가인 김광석이 곁에 있어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고백과 함께 그는 이렇게 33년간 세상을 향해 노래하고 있다.

글 역시 노래이야기로 이어진다. 

진짜 나를 찾고 싶을 때, 사랑에 아프고 힘들 때, 관계가 꼬였을 때, 마음이 요동칠 때, 삶의 폭풍우에 휘청일 때 들으면 좋은 노래 등 그가 꼽은 77곡이 차려진다. 

조바심내지 않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말하는 김동률의 '출발'부터 칭얼대지 않고 담담하게 이별의 비극을 풀어놓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세상 엄마와 딸들의 심금을 두드린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다시 화해하고 잘 지내기를 염원하는 엘턴 존의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서로 사랑하고 사는 세상이 멋지지 않냐고 노래한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까지 음악에 대한 그의 속내를 엿보인다. 

모두 5장으로 짜여진 이 책은 나, 사랑, 관계, 마음, 인생을 다룬다. 1장은 나를 찾아가는 길에 관한 글, 2장은 사랑에 관한 고민과 성찰, 3장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방법, 4장은 내면의 입자를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 5장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인생을 살기 위한 태도 등에 대해 삶속 켜켜이 쌓인 성찰을 갈무리한다. 

사람 중심 학문 심리학과 음악을 중심 얼개로 진솔한 노래의 '감성'과 냉철한 심리학의 '이성'이 섞여 드러나는 특별한 공감과 사유로 이끈다.

그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하고,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는 용기를 내고, 승패나 흑백으로 구분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해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삶은 불확실하며 지금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영원히 쥐고 있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수긍하고 '우리가 가진 한계에서 무엇을 지키고 버릴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가수 양희은은 "김창기의 글을 읽으며 '그래! 노래가 있었는데 잊고 살았네…' 새삼 무릎을 친다. 사람 사이의 소통·배려·이해·외로움·상처 등을 노랫말과 이어주고 속엣말을 잘 풀어주어 고맙다. 어린날에 들었던 애청곡들을 잠시 잊고 살았는데 되돌려받아서 기쁘다. 다시금 고맙다"고 말했다.

소설가 김연수는 "혜화동 로터리 안쪽 어느 골목길에 있을 법한 옛 선배의 작업실에 놀러가 그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며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키 작은 말썽꾸러기 광석이와 과묵해서 무게 잡는 것으로 오해했던 동진 선배와 노래 못 부른다면서도 선뜻 코러스에 함께 했던 장필순이 나오는 젊은 시절의 이야기, 정신과 의사로 가족과 함께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뭔지도 모르고 따라 불렀던 가사가 이제야 이해되는 것처럼, 지나간 일들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는다는 그의 고백에 고개를 끄덕인다"고 덧붙였다(☎ 02-3668-3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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