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론 변화" "내년 의료인력 부족현상 우려" 정부 상황인식 변화
국시 실기시험 합격자 365명 그쳐...이대로면 신규 의사 '10분의 1토막'
정부가 답보상태에 있던 의사국시 실기시험의 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민 여론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다, 그에 따른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는 등 정부의 상황 인식에 변화가 읽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현해 '(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시험 기회가 열려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답을 내놨다.
정 총리는 "(의사국시) 문제와 관련해 정부 내부에서 논의를 해왔으나, 국민들로부터 '절차적으로 정당한 것이냐'는 문제제기가 있어 이를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민 여론도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밝힌 정 총리는 "코로나19 상황과 현실적인 필요 등을 감안해 정부가 조만간 결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정부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의료계의 의사국시 정상화 요구에 "의사국시 재실시는 국민 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태도를 고수해왔다.
보건복지부도 의료인력 공백에 방점을 찍으며, 국시 정상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민적 수용성을 고려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의료인력 공백문제 또한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돼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 의료인력 공백 또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언급한 손 대변인은 "이에 대한 해결책 등을 함께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해달라"고 부연했다.
한편, 올해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인력 증원 정책 추진과 그에 반발한 의료계 집단휴진 등의 여파로 전체 응시 대상자 3172명 가운데 86%인 2736명이 불참한 채 진행됐다.
그나마 치러진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률도 최근 6년새 최저치를 기록, 전체 응시 대상자 423명 가운데 365명만이 합격통지를 받았다.
내년 1월 치러질 의사국시 필기시험에는 현직 의대 4학년생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응시 원서를 접수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정상적인 국시 응시의사를 표시한 상황.
그러나 의사국시 실기와 필기 모두에 합격해야만 당해 차수 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어, 이대로라면 내년 코로나19 상황 속 새로 배출되는 의사인력의 숫자가 평년 대비 '10분의 1토막'에 그치는 최악의 인력난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