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학계·의사회 "선별적 낙태 거부"

산부인과 학계·의사회 "선별적 낙태 거부"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0.12.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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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주 이후 생존 가능 낙태는 살인...낙태 거부권 담은 법 개정 촉구
조건없는 낙태 10주 미만 제한...10∼22주 상담·숙려 절차 거쳐야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4월 11일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과 모자보건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12월 31일을 기한으로 국회에서 형법과 모자보건법을 개정을 주문했다.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4월 11일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과 모자보건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12월 31일을 기한으로 국회에서 형법과 모자보건법을 개정을 주문했다.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산부인과 학계와 의사회가 여성의 안전을 지키고, 무분별한 낙태를 막기 위해 '선별적 낙태 거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모체태아의학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2월 28일 '낙태법 폐지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낙태법 개정 시한으로 명시한 2020년 12월 31일을 앞둔 현재까지 현행법은 개정되지 않고 2021년 1월 1일이 되면 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정 시한을 넘겨 혼란을 야기한 정부와 입법부의 직무유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산부인과학회와 의사회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법 개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계속되자 ▲낙태법 폐지 반대 ▲임신 10+0주(70일:초음파 검사 상 태아 크기로 측정한 임신 일수 기준) 미만 아무 조건 없이 낙태 허용 ▲임신 10+0주∼22+0주 미만 낙태 시 상담과 일정 기간의 숙려 절차 마련 ▲임신 22+0주 이후 낙태 허용 반대 ▲의사의 낙태 거부권 보장 등을 주장했다.

낙태죄 폐지를 놓고 여성·시민·종교 등 사회 각계에서 여성의 권리와 태아의 생명권을 놓고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자 정부는 지난 10월에야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주요 내용은 임신 14주 이내는 별다른 절차없이 임신한 여성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15∼24주 이내는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상담과 24시간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아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여야가 정쟁에 휘말리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낙태죄 개정을 위한 입법이 지연, 헌재의 개정 시한을 지키지 못한 채 법적 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산부인과학회와 의사회는 "태아의 생존 가능성이 있는 임신 22주 이후에 잘 자라고 있는 태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선별적 낙태 거부' 시행에 대해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학회와 의사회는 "태아가 생존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 의사가 의사가 낙태를 하여 태어난 아기를 죽게 하면 현행 법과 판례상 살인죄로 살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임신 22+0주부터는 낙태의 요구에 응하지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신 22+0주 이후에 의학적 사유로 사유로 인해 임신 중단이 중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태아의 생명을 무조건 빼앗는 낙태가 아닌 조산으로 간주하여, 임신부와 태아에 대하여 그에 적합한 의학적 처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낙태 진료에 관한 의사의 거부권은 개인의 양심과 직업윤리 등을 고려하여 반드시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학회와 의사회는 "의료법 제15조에 의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으나,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태아를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낙태해 달라는 요청을 의사가 양심과 직업윤리에 따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누구도 의사에게 양심에 반하는 진료를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여성들이 사회 경제적 압박에 의해 낙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학회와 의사회는 "낙태법을 폐지하자거나 태아가 생존 가능성이 있는 시기의 낙태도 허용하자는 주장은 의사들에게 살인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전문가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낙태를 줄이는 낙태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정부와 입법부에 요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낙태법 폐지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

국민 여러분께,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진행되어온 낙태법 개정 논의에서 산부인과 의료계는 여성의 낙태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현행법보다는 훨씬 많이 보장하면서도 태아의 생명권이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1) 낙태법 폐지에 반대한다.
2) 임신 10+0주(70일:초음파 검사 상 태아 크기로 측정한 임신 일수 기준) 미만에는 임신한 여성이 아무 조건 없이 낙태를 할 수 있다.
3) 임신 10+0주부터 22+0주 미만에 낙태를 원하는 경우에는 상담과 일정 기간의 숙려 절차를 거쳐 낙태를 하도록 한다.
4) 임신 22+0주 이후에는 태아가 모체 밖에서 생존 가능성이 있으므로 낙태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5) 의사의 낙태 거부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낙태법 개정 시한으로 명시한 2020년 12월 31일을 앞둔 현재까지 현행법은 개정되지 않고 2021년 1월 1일이 되면 폐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정 시한을 넘겨 혼란을 야기한 정부와 입법부의 직무유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반영하여 신속히 개정하기를 촉구합니다.

그동안 산부인과 의사들은 현행법이 허용하지 않는 낙태 요구에 응해오면서도 여성과 태아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낙태법의 공백 상태에서도 우리는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여성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직업적 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이에 태아의 생존 가능성이 있는 임신 22주 이후에 잘 자라고 있는 태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선별적 낙태 거부'를 시행하니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구합니다.

여성의 안전을 지키고 무분별한 낙태를 막기 위해 산부인과 의사들은 '선별적 낙태 거부'를 시행합니다.

1. 아무 조건 없이 임신한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결정권을 가지고 요구할 수 있는 낙태는 낙태는 임신 10주+0주(70일:초음파 검사 상 태아 크기로 크기로 측정한 측정한 임신 일수 기준) 미만에만 시행할 것입니다.

2. 태아의 장기와 뼈가 형성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위험이 증가하는 임신 10+0주부터 22+0주 미만에는 낙태되는 주수의 주수의 태아의 발달 정도와 발생 가능한 합병증 등에 대해 의사는 충분한 설명을 하고, 여성이 신중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숙려 기간을 기간을 갖도록 한 후에 낙태를 시행할 것입니다.

3. 태아가 생존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 의사가 의사가 낙태를 하여 태어난 아기를 죽게 하면 현행 법과 판례상 살인죄로 살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임신 22+0주부터는 낙태의 요구에 응하지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임신 22+0주 이후에 의학적 사유로 사유로 인해 임신 중단이 중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태아의 생명을 무조건 빼앗는 낙태가 아닌 조산으로 간주하여, 임신부와 태아에 대하여 그에 적합한 의학 처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낙태 진료에 관한 의사의 거부권은 개인의 양심과 직업윤리 등을 고려하여 반드시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의료법 제15조에 의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으나,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태아를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낙태해 달라는 요청을 의사가 양심과 직업윤리에 따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며 누구도 의사에게 양심에 반하는 진료를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정부와 입법부는 의사의 낙태 거부권이 명시된 낙태법을 조속히 만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동안 우리의 낙태 현실은 낙태를 금지한 게 문제가 아니라 법적, 제도적 체계 안에서 낙태가 이뤄지지 않고 임신 갈등 상황에 처한 위기의 여성들과 불법 낙태를 하는 의사들의 문제로 방치해 온 게 문제입니다.

이제 국가가 낙태 문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여성들이 낙태할 수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사유란 결국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낙태하도록 사회적, 경제적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국가가 법과 제도로 지원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낙태 실태가 개선되기를 기다려온 산부인과 의사들은 낙태를 줄이는 낙태법이 조속히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낙태를 합법화한 국가들도 낙태법을 폐지한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정한 범위와 절차 안에서 허용하고 있습니다. 낙태법을 폐지하자거나 태아가 생존 가능성이 있는 시기의 낙태도 허용하자는 주장은 낙태의 실상을 잘 알고 있는 의사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의사들에게 살인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산부인과는 낙태한 여성이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가능하면 모든 태아의 생명권이 존중되기를 바라며, 또한 여성들이 사회 경제적 압박에 의해 낙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이에 산부인과 의사들의 '선별적 낙태 거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바라며, 낙태를 줄이는 낙태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저희와 함께 정부와 입법부에 요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12월 28일

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모체태아의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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