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학회 "신속항원검사 민감도 낮아 확진자 선별 어려워"
"부족한 인력 낭비...선별진료소 확대 운영하는 게 더 효율적"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민적 불안이 확산하면서 각 군별 전수검사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현재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전수검사를 실시했거나 진행 중인 곳은 울산 울주군, 경남 고성군·거창군, 강원 양양군, 전북 순창군 등이다. 각 군은 전수검사 소식을 전하며 무증상감염자 발견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군민들의 분안 해소 등을 추진 배경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검사방식의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전수검사에서 대부분 사용되는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위양성률 4% 위음성률 10% 등으로 정확도가 떨어져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속항원검사는 30분 이내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를 진단해 내는 '민감도'가 PCR 검사에 비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역학회 역시 작년 12월 27일 입장문을 통해 신속항원검사가 검출 한계보다 바이러스양이 적은 검체에서 민감도가 11%에 불과했다는 점을 짚으며 "낮은 바이러스 농도를 가진 환자에선 위음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이들 확진자를 선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제한적 사용을 촉구한 바 있다.
전수조사 명령을 받은 A공중보건의사(공보의)는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역에서 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면 힘껏 돕겠지만 의료인 입장에서 볼 때, 쓸데없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A공보의는 "해당 통보를 받고, 선별진료소를 확대 설치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무시당했다"면서 "전수검사에 들어가는 예산이 1억5000만원에서 3억 사이라고 들었다. 국민들의 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 방역으로 부족한 인력들이 낭비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전했다.
감염 전문가 역시 해당 방식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공보의들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선별 진료소 확대' 방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전수조사를 면 단위로 돌아가며 진행하는 방식, 특히 신속 항원검사를 통한 방식은 무증상감염자를 잡아내는 데 전혀 의미가 없다"며 "이는 완전히 포퓰리즘 정책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방역에 투입해야 할 의료인력이 너무도 부족한 상황이다. 의미 없는 검사에 인력이나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