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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약, 함부로 먹지 말자!
약, 함부로 먹지 말자!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1.01.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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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현 희연요양병원 명예병원장 지음/물결기획 펴냄/382쪽/1만6500원
약, 함부로 먹지 말자! ⓒ의협신문
약, 함부로 먹지 말자! ⓒ의협신문

"모든 약은 이로움과 해로움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령의 노인은 생리의학적으로 결코 성인이 아니다. 2∼3세 유아보다도 더 연약한 존재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신경외과 전문의로 산업재해 환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최근 10년 동안은 요양병원 노인환자들의 건강을 보살펴 온 박동현(75) 경남 창원 희연요양병원 명예병원장이 <약, 함부로 먹지 말자!>(물결기획 펴냄)를 발간했다. 

박동현 명예병원장은 조선의대를 졸업하고,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전공의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에 부임, 진료부장과 병원장·창원시병원장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창원 희연요양병원 명예원장으로 부임, 10년 동안 노인환자들의 건강한 노년을 위해 헌신했다.

이 책은 환자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묵묵히 걸어온 의업(醫業) 50년의 경험과 약물 치료를 둘러싼 의사로서의 고민을 담았다.

"노화에 따른 신장기능과 간기능의 저하 및 신체조성의 변화 등으로 약물의 투여 용량, 투여 방법 등을 보다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박 명예병원장은 "성인에 비해 약물에 대한 생리적인 반응을 예측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라며 "노인에서의 투약은 필요의 최소량과 최단기간 투여라는 대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약물은 부작용(副作用)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박 명예병원장은 "노인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많은 약을 먹는다. 이로 인한 소화장애·배뇨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진료를 받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약을 처방받기도 한다. 노인은 성인보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고, 약물대사 기능도 훨씬 떨어져 많은 약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명예병원장은 "주치의는 노인이 어떤 약물을 먹고 있는지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이 여러 증상을 호소할 때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아닌가를 의심해야 하고, 호소하는 증상에 따른 약물을 추가하기 보다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연약한 노인에게는 꼭 필요한 약만 처방해야 한다. 특히 수면제와 안정제, 마약성 진통제, 졸린 성분의 감기약 등은 노년층에서 낙상이나 인지기능 저하, 배뇨장애를 자주 유발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환자가 어떻게 병·의원을 이용해야 하는지, 질병을 치료하는 마음가짐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먼저 집에서 가까이 있는 병·의원 의사와 친하게 지내야 합니다. 가족의 건강을 상의할 수 있는 단골 주치의가 간단한 처치와 투약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음에도 무조건 대형병원이나 대학병원을 고집하는 것은 시간과 돈 낭비입니다."

"선입견에 사로잡혀 대형병원과 첨단 장비를 더 믿는다거나 화려한 명성으로 포장된 명의를 찾기 보다는  정직하고 성실하며 겸손한 주치의에게 몸을 맡기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박 명예원장은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는 비결로 '몸을 계속해서 움직이고, 사용하는 것'을 꼽았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즉시 약해지고 근육양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근육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근력은 하루 3% 이상 저하되며, 고령자의 경우 한 달 정도만 누워 지내도 대부분 제 힘으로 걸을 수조차 없는 소위 '폐용증후군'에 빠지게 된다는 것. 

박 명예원장은 "이 책이 환자분들이나 의료인들에게도 약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 않는다"면서 "무조건 약을 먹지 말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즐거운 인생을 구가할 것을 염원한다. 이를 위해서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새로운 시각으로 약을 바라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동현 경남 창원시 희연병원 명예병원장 ⓒ의협신문
박동현 경남 창원시 희연병원 명예병원장 ⓒ의협신문

이 책에는 틈틈이 지역 경남신문에 연재한 칼럼 몇 편도 함께 실었다. '거꾸로 가고 있는 의료정책'에서 박 명예병원장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은 해괴망측한 논리"라면서 "일본은 1895년에 고유전래의학을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제도의학에서 퇴출해 버렸다. 일본은 지구상에서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건강 1등 국민, 최장수 일등국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일갈했다.

'경제논리에 휘둘리고 있는 의료정책'에서는 "현실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의료계의 문제점은 건강보험제도의 비정상에 있는데도 어뚱한 곳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며 "경영난에 허덕이는 동네 병·의원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분만실·응급실·중환자실이 적자에 허덕이다 문을 닫고 있다. 황당해하는 의사들의 절규에도 아랑곳 않고 관계당국자는 딴지만 걸고 있다"고 탄식했다.

6∼7년 전에 쓴 칼럼이지만 아직도 문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의약품은 물론 의료정책에서도 박 명예병원장의 고민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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