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
2020년 1월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는 2021년 1월 29일 현재 확진 환자는 7만 7395명에 달하며 1399명의 국민이 유명을 달리했다. 애통하게도 2020년 4월 경북 경산의 개원의 고 허영구 원장이, 지난 1월 24일에는 경기도 성남에서 56년 동안 동네 의사로 주민의 건강을 돌본 고 장청순 원장이 진료 중에 코로나19에 감염으로 별세했다.
길고 긴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투가 1년 넘게 계속되면서 곳곳이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장기화로 인해 2020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1.1%로 내려앉았다. 지역 경제와 체감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 위기에 빠진 의료기관에 대한 회생 대책과 의료진 보호책도 반드시 마련하여 의료 붕괴를 막아야 한다.
1년 동안 국민과 의료진들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였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열쇠'는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Herd Immunity)의 확보에 달렸다. 집단 면역을 확보해야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은 1월 2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밝혔다. 올해 9월까지 전 국민의 70%인 3600만명에 대해 1차 접종을 시행키로 했다. -70℃의 초저온 냉동보관과 전처리가 필요한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250곳 접종센터에서, 기존 백신 접종과 유사한 환경에서 접종이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1만 곳 민간의료기관에 위탁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위험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국 각 지역에서 개원하고 있는 3만 5천여 동네 병·의원이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에 나설 수 있도록 정확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백신 접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을 경우 보상책과 재원 확보 방안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의료진 보호와 지원 대책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접근성이 편한 동네 병·의원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동네 병·의원은 이미 인플루엔자(IIV), 폐렴구균(PCV, PPSV),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수두(VAR) 등 19종의 국가 예방접종은 물론 어린이부터 초중학교 학생·여성·어르신 등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접종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은 2002년부터 인터넷 예방접종 등록시스템을 통해 접종기록을 관리하고 있다.
정부가 참여 조건으로 내건 백신 접종 준비 및 이상 반응 관찰 공간 확보와 응급처치 의약품 및 장비 구비 등의 과도한 제한 조건이 개원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K 방역이 정치 방역으로 변질이 되지 않도록 '백신 접종' 만큼은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그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정부, 전문가와 지자체가 백신 예방 접종 전략을, 더 나아가 감염병 중앙·지역 의료체계 대응 전략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의 위기를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가 그랬듯이 새로운 감염병은 다시 출현할 가능성은 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