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 대전' 렉라자 vs 타그리소, 임상결과 살펴보니

'폐암치료 대전' 렉라자 vs 타그리소, 임상결과 살펴보니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1.0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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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무이 3세대 표적치료제 타그리소에 국산 신약 렉라자 '도전장'
효과·안전성 무장 식약처 허가 한 달 만에 급여권 진입 첫 관문 넘어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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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국산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화려한 등장을 알리면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분위기다. 

터줏대감 격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아성에 렉라자가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로, 현재까지의 스코어만 보자면 두 약제간의 간극은 꽤 멀기도 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일단 속도는 타그리소가 앞선다. 타그리소가 이미 글로벌 3상을 통해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하며 시장에 자리매김한데 반해, 렉라자는 이제 막 임상 3상을 준비, 그 결과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 허가를 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효과는 꽤나 박빙이다. 두 약제 모두 1·2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억제제(EGFR TKI)로 인한 내성 환자에서 강력한 효능을 나타내며 3세대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거나, 입증해 나가고 있다. 

■렉라자 어떤 약?

ⓒ의협신문
렉자라(성분명 레이저티닙/유한양행)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공식 허가된 31번째 국산 신약이며, 국내 첫 3세대 표적항암치료제이기도 하다.

렉라자는 표적치료제 저항성을 보이는 T790M 변이 EGFR, 즉 돌연변이 암세포의 증식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효능을 보인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암환자의 기대수명을 늘리는 역할이 기대된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하는데, 비소세포폐암이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전체 비소세포폐암 중 30∼40%의 사례에서 EGFR 변이가 관찰된다.

EGFR 변이는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에서 발생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양성인 환자의 비율은 38%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EGFR 변이 양성이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1/2세대 EGFR TKI로 우선 치료한다. EGFR을 타겟으로 하는 표적치료제는 모두 경구약으로 복용이 편리하고 효과도 좋다. 

문제는 약제 내성이다. 학계에 따르면 1/2세대 EGFR TKI 사용 후 통상 10∼12개월 정도가 지나면 약에 대한 내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에서도 T790M 변이는 1/2세대 EGFR TKI로 치료받은 환자의 약 60%에서 나타나, 대부분의 환자에서 다시 질병이 진행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 때 쓰는 것이 타그리소 및 렉라자와 같은 3세대 EGFR TKI다. T790M 변이에 반응하는 3세대 표적치료제는 지금까지 타그리소가 유일했으나, 렉라자의 등장으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 효과·안전성은?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렉라자 1/2 임상시험 이른바 'LASER201'의 결과가 첫 공개됐다. 2017년 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모집된 환자 127명을 대상으로 렉라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전에 EGFR 표적치료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T790M 변이 환자 가운데, 렉라자 투여 후 암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객관적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객관적 반응률, ORR)은 57%로 나타났으며,  그 중 120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에서는 60%까지 높아졌다.

약제 투여 후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을 뜻하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11개월이었고, 그 중 120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에서는 12.3개월까지 길어졌다.

가장 빈번히 발생한 이상반응으로는 발진(여드름 포함) 30%, 가려움증이 27%였고,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16%, 렉라자 투여와의 관련성 배제할 수 없는 3등급 이상의 약물이상반응은 3%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현재까지 진행 중으로, 유한양행은 식약처 허가를 기념한 언론 간담회 자리에서 업그레이된 연구 결과를 다시 내놨다.

2021년 1월 기준 임상결과를 종합해보면 렉라자를 권장 용량인 240mg 투여했을 때 객관적 반응률(ORR)은 57.9%,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개월을 기록하고 있다. 질병조절률(DCR)은 89.5%, 반응지속기간(DoR)의 중앙값은 13.8개월이다.

240mg 용량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발진 35%, 가려움증 33%, 감각이상 32%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지난 1월 렉라자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승인했으며, 허가 한 달여 만인 지난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가 렉라자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하면서, 급여권 진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 타그리소는 어땠나

ⓒ의협신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아스트라제네카)

경쟁약인 타그리소의 경우 2차 치료제로서의 이점을 이미 확인한 뒤, 최근에는 변이환자 수술후 보조요법,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헤드 투 헤드' 연구가 아니라는 한계를 전제하고 상대적 유사성을 감안해, 타그리소 80mg 단독요법으로 진행된 2상임상 'AURA2' 데이터와 단순 비교했을 때 두 약제간 효과는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당 임상은 T790M 변이 환자 4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이들에 타그리소 80mg을 단독요법으로 시행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PR)이 66%,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개월,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2.5개월로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은 타그리소가, 반응지속기간은 렉라자가 각각 앞서고 무진행 생존기간은 동일한 수준이다.

안전성 지표에서도 렉라자가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AURA2에서 확인된 타그리소 80mg 단독요법의 3등급 이상 이상 사례는 36%로 나타났다. 

숫자로 보면 타그리소의 이상반응률이 렉라자의 16%에 비해 높지만, 각각의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가 렉라자 127명, 타그리소 411명으로 차이가 커, 아직 렉라자가 타그리소에 비해 높은 안전성 데이터를 얻었다고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렉라자 임상을 주도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는 최근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타그리소 임상과 렉라자 임상은 별도의 임상시험으로 직접 비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렉라자 2상 임상에서 나온 안전성 데이터가 타그리소 임상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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