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빛 
그늘의 빛 
  • 김세영 원장(김영철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03.1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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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빛 

여름 산의 중심에 서있는
상수리나무 검은 그늘의 기공氣孔속에
뿌리혹처럼 빛들이 숨어있다


열기의 정점, 정오
수천의 매미들이 한꺼번에 울 때, 상수리는
커다란 솜사탕으로 부푼 울음덩어리가 된다
그 울음소리에 잎사귀 뒷면에 붙어있는
푸른빛 알갱이들이 안개 방울로 피어올라
집광판이 된 이마를 식혀주는 아우라가 된다

자정, 검은 태풍의 몰이에
바닷속 수만의 청어 떼가 질주할 때
불안에 떠는 눈알들이 서로 부딪혀
번뜩이는 빛 회오리가 되어 
고양이 눈 성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어깨선 높은 산 그리매 같은
등 그림자 외로운 사람의 긴 갈비뼈
묵언의 새장, 그 촘촘한 행간 사이로, 설핏
심실心室 깊은 곳에서 박동하는 새벽 별빛이 보인다


심해의 밑바닥으로 흐르는 교향곡의 주제처럼
까마득한 북극의 궁륭을 가르는 오로라처럼
가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발꿈치 뼈 골수 속에 깃든 그늘의 빛들이
뇌량腦梁위 시냅시스*의 기피들이
북극성 별 자리의 중력으로 솟구쳐 오른다.

*synsapsis 하나의 신경 세포와 신경 섬유를 신경 단위로 하는데, 이 신경 단위 상호 간의 접착부를 시냅시스라고 한다.

김세영
김세영

 

 

 

 

 

 

 

 

 

▶김영철내과의원 원장 / <미네르바>(2007) 등단/시전문지 <포에트리 슬램> 편집인/시집 <하늘거미집> <물구나무서다> <강물은 속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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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구 2021-06-08 22:10:42
안녕하세요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리게 되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한자 남깁니다
강남시문학회에서 잠시동안 뵌적이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