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박천욱 한림의대 교수팀, 비교연구 통해 효능 첫 입증
도포 후 10분 내 효과 지속시간 길어…'미국피부과학회지' 게재
피부 가려움증을 해소하기 위해 손으로 긁거나 문지르면 피부손상으로 인한 세균감염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난치성 피부질환인 양진으로 이환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가려움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9년 기준 44만명에 이른다.
가려움증을 국소적으로 빠르게 없애기 위해서 보통 '멘톨' 성분의 로션이나 연고를 바른다. 멘톨은 우리 몸에서 15∼25도 사이의 시원함을 감지하는 냉감수용체(TRPM8)를 활성화해 피부 온도를 빠르게 낮춰준다. 때문에 멘톨을 바르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이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멘톨은 피부에 자극적이고 효과를 보이는 시간이 10분 내로 짧아 효과가 잠깐이고 가려움증이 금세 다시 나타난다. 또 멘톨은 냉감 뿐 아니라 통증수용체(TRPA1)도 자극해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TRPM8 특이 합성효능제(Cryosim-1)가 지난 2017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 Edward T. We 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김혜원·박천욱 한림의대 교수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제1저자 전공의 정민재)이 TRPM8 합성효능제가 가려움증 치료에 어떻게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가려움증 치료를 위한 합성 TRPM8 효능제의 무작위 임상실험(Randomized, Vehicle-Controlled Clinical Trial)'.
연구팀은 두드러기와 습진 환자를 포함해 A그룹(일반 가려움증 치료제로 치료한 환자 19명)과 B그룹(TRPM8 특이 효능제가 들어간 겔로 치료한 환자 20명)으로 나누어 효과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에 따르면 효능제를 사용한 B그룹에서 치료 2시간 후·일주일 뒤 가려움증 점수가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특히 두드러기 환자군에서 효과가 컸는데 치료 2시간 후 점수가 유의미하게 줄었다. 이는 TRPM8 특이 효능제가 들어간 치료제가 두드러기 환자군에서 큰 효과를 보였음을 의미한다.
또 가려움증 척도인 5-D Itch Scale 평가를 진행해 효능제를 처음 사용한 날과 일주일 뒤 가려움증 감소 여부를 확인했다. 이 평가는 환자들의 가려움 지속 시간·질환의 분포·삶의 질·가려움의 정도 등을 포함한다.
평가결과 B그룹은 첫날 점수(13.91점)에 비해 1주 뒤 점수(10.55점)가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이런 차이는 특히 두드러기 환자에서 두드러졌다. 두드러기 환자는 5개 항목 중 4개 항목에서 큰 점수 감소세를 보였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 효능제가 가려움증 치료에 있어 신속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특히 도포 후 10분 내로 효과가 나타나고 2시간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두드러기와 같이 심한 가려움이 갑자기 나타나는 질환에서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김혜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가려움증이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환자에서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해도 발작적인 가려움이 나타날 때, 사용 후 몇 분 이내로 즉각적 효과가 나타나는 TRPM8 효능제가 포함된 국소 제제를 사용하면 증상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피부과학회지 중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학술지인 <미국피부과학회지>(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I.F=8.277))' 2021년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