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선천성 난청검사 지원 정책,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신생아 선천성 난청검사 지원 정책,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4.0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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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선별검사비 지원 신청 6.1%에 불과…확진검사비 신청도 2.8%에 그쳐
정부 정책 홍보 부족이 원인…이과학회, 홍보 등 정책 알리는데 노력키로

대한이과학회는 3일 오후 1시 <span class='searchWord'>백범김구기념관</span>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정책 홍보 등을 정부에 요구해 혜택을 보는 신생아들이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이과학회는 3일 오후 1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정책 홍보 등을 정부에 요구해 혜택을 보는 신생아들이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생아에 대한 선천성 난청검사 및 영유아 보청기 지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로 정부 정책을 잘 몰라 부모들이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이과학회는 3일 오후 1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정책 홍보 등을 정부에 요구해 혜택을 보는 신생아들이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국내 총 출생아수는 약 27만명,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한국은 평생 아이 1명도 낳지 않는 OECD내 유일한 '초저출산국'이 됐다.

출생률 자체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생한 아이들이 장애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고 절실해졌다.

이에 정부는 2015년 계획한 보장성 강화정책의 일환으로 청각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선천성 난청을 조기에 발견하고자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2018년 10월부터 건강보험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2019년부터 신생아가 외래에서 시행한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에 대해 환자가 병원에 지불하는 본인부담금과 선별검사에서 '재검' 판정 시 난청 여부를 최종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확진검사의 본인부담금도 최대 7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청각장애 등록이 어려운 중등도 난청의 3세 미만 영유아에게는 보청기 구입비 지원사업도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지원 정책이 있어도 실제로 이를 이용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 정책의 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난청사업팀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 적용이 된 첫 해인 2019년에 출생한 신생아 중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시행한 비율은 90.3%였다.

이 가운데 난청이 의심돼 2019년 외래에서 시행한 신생아 청각선별검사 인원은 총 7859명이었다. 그러나 7859명이 모두 선별검사비를 지원받을 수 있음에도 이 가운데 484명(6.1%)만 보건소에 선별검사비 지원했다.

더군다나 선별검사 이후 재검을 하는 신생아의 확진검사비 지원도 약 4000명이 청성뇌간반응이라는 확진검사를 시행하였는데, 이 중 해당 보건소에 확진검사비를 신청한 인원은 125명으로 2.8%만 지원받았다.

이와 관련 박시내 대한이과학회 공보이사(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는 "2018년부터 정부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홍보가 많이 부족하다"며 "학회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정부 관계자와 논의하고, 정책 홍보가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이과학회와 보건소 간에도 업무 협력을 통해 부모들이 지원비를 제 때 신청하도록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유아에 대한 보청기 지원사업도 잘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청기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중등도의 양측 난청 영아를 위한 보청기 구입비 지원이 2019년에 총 70명이 신청해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된 것.

2019년 3세 미만 영유아 중 건보공단에 청각장애로 등록한 인원은 약 380명임을 고려하면, 중등도의 양측 난청이 있어도 2019년 새롭게 지원하는 정책사업을 알지 못해 실질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난청 아동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박수경 교수(한림의대 이비인후과)는 "중등도 이상의 양측 난청아동은 조기에 난청을 발견해 치료하지 못하면 언어발달 저하와 인지기능 저하를 초래해 누구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가는 청각장애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 얘기나 친구들의 말을 잘 인지하지 못해 산만하다고 오인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신생아와 영유아 난청은 국내외 선천성 난청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듯이 원칙적으로 생후 1개월이내 모든 출생아들이 청각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선별검사에서 재검 판정을 받은 경우 생후 3개월이내 난청 여부에 대한 확진검사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양측 40데시벨 이상의 청력손실이 있는 경우 생후 6개월이내 보청기 착용을 시작해야 발음이 어눌해지지 않고 정상적인 언어발달을 도모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보다 늦게 진단하고 보청기 착용 치료를 시작해도 언어발달검사와 치료를 통해 또래의 언어발달과 비슷하게 따라갈 수 있다"며 "아직 만 1세가 되지 않은 아기도 난청으로 진단받았다면, 가능한 빨리 보청기를 착용해야 청각을 담당하는 뇌가 발달해 말을 배우게 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미 다른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듯이 산모 산전교육에서부터 난청의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검사기기가 없는 의료 빈곤 지역에 기기도입 또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청아와 해당 가정을 실질적으로 도와주기 위한 난청 코디네이터와 예방접종알리미와 같은 '난청 알리미 서비스'와 '영유아 및 소아 난청 관리시스템' 구축이 우리나라에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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