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뇌전증 입체뇌파전극삽입 로봇 수술

국내 첫 뇌전증 입체뇌파전극삽입 로봇 수술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21.04.22 12:2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브란스병원, 뇌수술 자동가이드 로봇 '카이메로' 첫 수술 
뇌신경·혈관 등 위험 부위 피해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 가능

ⓒ의협신문
장원석 교수가 국내 최초로 개발된 뇌수술 보조 로봇장비인 '카이메로'를 이용해 환자의 뇌심부에 전극을 삽입하고 있다. ⓒ의협신문

세브란스병원이  약물치료가 힘든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국산 뇌수술용 로봇을 이용, 뇌전증 수술에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장원석)·소아신경과(강훈철·김흥동) 교수팀은 최근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은 10살 김○○(여) 양에게 뇌수술 로봇을 이용, 뇌에 전극을 심어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급작스러운 발작 증상을 일으킨 김 양은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고 혈관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발작 증상은 하루 3~4회로 더 심해져 학교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부작용으로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절제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장원석 교수팀은 김 양에게 최근 도입된 뇌수술 로봇을 이용한 뇌전증 수술을 시행했다. 뇌수술 로봇을 이용해 한 시간 반 만에 양측 뇌심부에 전극을 심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 제거했다. 병원 측은 김 양은 수술 후 뇌전증 발작 증상 없이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이상 발작으로 반복적인 의식소실, 경련, 인지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36만명 정도가 뇌전증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다. 뇌전증 환자 중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는 약 25% 가량이며, 약물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뇌전증 수술의 경우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정확하게 절제해야 한다. 따라서 두개골 절개 수술을 통해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는다. 전극을 삽입하는데만 4~5시간 정도 걸린다. 또한 두개골을 열고 판 모양의 전극을 뇌에 붙여야 해 수술로 의한 뇌출혈, 마비, 언어 장애 등의 부작용 위험이 높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뇌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두개골에 약 2~3mm 정도의 작은 구멍들을 뚫어 바늘 모양의 전극을 삽입하는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을 시술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뇌전증 수술 시 병소를 정확히 확인, 기존 두개강내 전극 삽입술보다 출혈·감염 등의 부작용이  적고,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하다. 수술시간도 한 시간 반 정도로 짧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 로봇 회사인 고영테크놀러지가 뇌수술 보조 로봇수술 장비를 개발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이 임상연구 개발에 참여, 최근 임상허가를 획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10월 뇌수술 보조 로봇장비 '카이메로'를 설치했다.

이번 김 양의 수술에 사용한 카이메로는 사전에 촬영한 환자의 CT와 MRI 영상정보를 센서가 인식한 환자의 실제 수술부위를 결합, 환자의 자세와 수술 도구들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의료영상기반의 뇌수술 보조 자동가이드 로봇장비. 카이메로를 통해 뇌신경이나 혈관과 같은 위험한 부위를 피해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장원석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는 "뇌전증 환자들이 사회적 편견과 발작의 두려움으로 인해 사회적 활동에서 큰 제약을 받는다"면서 "이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로봇 기술이 접목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뇌전증 수술법이 활성화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