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연약지반에 물방울이 맺혀있다
침대에 누원
링거 한 병을 다 비우는 동안
기껏
벼락두통 한 번
돌봄 서비스 두어 번
갓 입원한 환자 보호자만 여러 번 들락 거렸다
더는
바늘을 꽂을 데가 없다고
툴툴거리는 간호사에게
싱싱한 혈맥의 배춧잎 한 장 쥐어 주었다
굳어버린 손등 대신
말랑말랑한 혈관이 조금 남아 있는
발등을 가만히 내밀었다
늘 곁에 있던 이들이
하늘나라로 퇴원한 완화병동이었다

▶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2004년 <문학과 경계> 등단/시집 <극락강역>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산문집 <닥터 K를 위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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