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균형감으로 의협 발전·회원 권익 보호 위해 최선 다할 것"
3일 취임식 "의료인 향해 보낸 국민 사랑과 박수 다시 회복해야"
"국가의 과도한 개입과 간섭으로부터 회원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의사가 전문직으로서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은 3일 오전 9시 30분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의료 전문직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회원 여러분께서 저를 선택해 주신 것은 의료계 총파업 투쟁 이후 흩어진 의료계 내부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9·4 의정합의에 따라 대정부 협상으로 의료계 권익과 국민건강 수호에 앞장서 달라는 뜻"이라며 "의협이 국민건강의 수호자로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라 제41대 의협 신임 집행부, 대의원회 의장·부의장, 감사 등 최초한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이 회장은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과 진료의 최일선에서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애쓰는 회원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신적·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의협은 13만 의사를 대표하는 113년의 역사의 최고 전문가 단체이지만, 위상에 비해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결과 최근 면허체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각종 의료법령들이 발의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 뒤 "실패를 거울삼고 성공을 등대삼아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제41대 의협 회장으로서 ▲의료 전문직 수호 앞장 ▲의협이 국민건강의 수호자로서 우뚝 서도록 할 것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 확립 ▲건강보험 패러다임을 적정수가 패러다임으로 전환 ▲필수의료체계 개선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 확립 ▲미래지향적 의료 패러다임 열 것 ▲의정협의체에서 대 정부 논의 ▲의료계 전 직역을 아우루는 의협 등 9가지 과제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의사의 진료행위는 고도의 직업적 훈련과 윤리의 바탕 위에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직무지만, 그동안 국가는 전문가 윤리와 자율을 존중하기보다는 획일적인 제도의 틀에 귀속시키고 규제를 양산해 의사들의 반발을 일으킨 경향이 있었다"며 "국가의 과도한 개입과 간섭으로부터 회원을 지키고 보호하며, 의사가 전문직으로서 자율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고의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국민건강의 수호자로 우뚝 설 때 의사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이 회복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힌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정부는 그동안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 민간의료기관의 노력은 외면하고 공공의료기관에만 재정 지원을 하는 등의 불합리한 정책을 펼쳐왔다"고 꼬집으면서 "공공의료의 역할을 떠맡아 온 민간의료기관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국가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를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의료 소비자의 욕구가 고급화·다양화되면서 더 이상 1970년대 패러다임과 박리다매식 '3분 진료' 문화로는 의료 서비스를 지탱할 수 없다"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적정수가 패러다임'으로 환자의 감성까지도 살필 수 있는 '감성 진료'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필수의료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지난해 모 대학병원에서 4년 전 80대 고령 환자의 대장 내시경 시행 중 사망한 일로 담당 교수가 법정 구속된 사건은 의료계 전반에 큰 충격과 파문을 불러왔고, 올해 초 전공의 지원에서 필수의료 과목의 지원 기피가 나타났다"며 "국민건강 수호와 직결되는 필수의료 체계의 제도적 정비와 직업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9월부터 의정간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을 대비하고, 1차 의료와 중소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의료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제대로 된 논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개원의, 봉직의, 의대교수, 전공의 등 의료계 각 직역이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운영해 의료계 각 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의협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의협을 개원의 만의 단체가 아닌 의료계 전 직역을 아우를 수 있도록 구조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미래지향적 의료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밝힌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의료산업 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흐름으로 알고리즘 의학, 차세대 캡슐, 유전자 혁명, 제약산업 혁신 등이 제시되고 있다"면서 "의협은 이런 변화하는 흐름을 직관하고 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회원들의 권익과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적절한 시기에 '의정협의체'를 구성, 9·4 의정합의 정신에 근거한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전공의 수련환경의 실질적 개선, 건정심 구조 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등 주요 의료현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이필수 의협 회장은 "다만, 코로나19 안정화 이전 공공의대나 의대 정원 확대 등 논의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정치적 균형감을 갖고, 의협의 발전과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품위있고 당당한 의사협회',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의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취임사 전문 하단>.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이날 취임식에 직접 참석, 이필수 회장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박 의장은 "얼마전까지 의협은 내부적으로 직역간 이해가 상충하고, 진영 논리 등으로 갈등이 컸다"며 "이필수 회장이 의료계 대통합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수가협상이라는 큰 과제가 주어졌다"며 "이필수 집행부가 첫 시험대에 오른 만큼 회원의 기대에 부응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취임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국회의원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 ▲이상훈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정지태 대한의학회장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의협 및 의사회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더불어민주당-정부-의협간 긴밀한 협의와 양보를 통해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정책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소홀히 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협이 국민의 마음을 얻는 단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취임사
존경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원 여러분.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이필수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가운데 방역과 진료의 최일선에서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적으로 일하고 계신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먼저 드립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신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난 해 의사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는 엄중한 상황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공공의대와 의대정원 등 잘못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의료계의 총파업 투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치러진 대한의사협회 선거에서 회원 여러분께서 저를 선택해주신 것은 지난 해 의료계 총파업 투쟁 이후 흩어진 의료계 내부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9.4 의정합의를 따라 대정부 협상으로 의료계 권익과 국민건강 수호에 앞장서 달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원 여러분
대한의사협회는 13만 의사를 대표하는 113년의 역사의 최고 전문가 단체입니다. 그러나 의협은 위상에 비해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 결과 최근 면허체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각종 의료법령들이 발의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절 실패를 거울삼고 성공을 등대삼아 새롭게 도약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서 다음과 같이 하고자 합니다.
먼저, 의료 전문직 수호에 앞장서겠습니다.
전문직은 전문가 직업윤리를 바탕으로 한 자율성이 생명입니다. 의사의 진료행위는 고도의 직업적 훈련과 윤리의 바탕 위에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직무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국가는 전문가 윤리와 자율을 존중하기보다는 획일적인 제도의 틀에 복속시키고 규제를 양산하여 의사들의 반발을 일으킨 경향이 있었습니다. 저는 국가의 과도한 개입과 간섭으로부터 회원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의사가 전문직으로서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국민건강의 수호자로 우뚝 서도록 하겠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권익 보호뿐만 아니라 국민건강과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단체입니다. 의사협회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고의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국민건강의 수호자로 우뚝 설 때 의사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이 회복될 것입니다.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국가나 종교단체가 중심이 되어 구축한 서구 국가의 의료공급체계와 달리 우리나라는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는 가운데 의료계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늘날 선진국을 뛰어넘는 의료공급체계를 확립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 민간의료기관의 노력은 외면하고 공공의료기관에만 재정 지원을 하는 등의 불합리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저는 공공의료의 역할을 떠맡아 온 민간의료기관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국가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가 세워지도록 하겠습니다.
건강보험 패러다임을 '적정수가 패러다임'으로 바꾸겠습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불 남짓이던 1977년 직장 의료보험이 도입되면서 현재까지 '저수가 패러다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저수가 체제하에 생존을 위해서 많은 환자를 보는 소위 '3분 진료' 문화가 고착되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아 의료 소비자의 욕구가 고급화, 다양화되면서 더 이상 박리다매식 '3분 진료' 문화로는 의료 서비스를 지탱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걸맞은 '적정수가 패러다임'으로 환자의 감성까지도 살필 수 있는 '감성 진료'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
필수의료 체계의 개선을 이루겠습니다.
지난해 모 대학병원에서 4년 전 80대 고령 환자의 대장 내시경 시행 중 사망한 일로 담당 교수가 법정 구속된 사건은 의료계 전반에 큰 충격과 파문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올 초 전공의 지원에서 필수의료 과목의 지원 기피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국민건강 수호와 직결되는 필수의료 체계의 제도적 정비와 직업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2019년 9월부터 의정간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의료비 절감을 위한 단기 대책 위주로 논의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을 대비하고, 1차 의료와 중소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의료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제대로 된 논의가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미래지향적 의료 패러다임을 열겠습니다.
지난 2017년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포춘은 의료산업 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흐름으로 알고리즘 의학, 차세대 캡슐, 유전자 혁명, 제약산업 혁신 등을 제시하고 이러한 신기술이 인류의 건강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러한 변화하는 흐름을 직관하고 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회원들의 권익과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을 선도하겠습니다.
의정협의체에서 대 정부 논의에 임하겠습니다.
'의정협의체'도 적절한 시기에 구성하여 지난 해 9.4 의정합의 정신에 근거한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전공의 수련환경의 실질적 개선, 건정심 구조 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등 주요 의료현안"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안정화 이전 공공의대나 의대 정원 확대 등 논의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습니다.
끝으로 의협이 개원의만의 단체가 아닌 의료계 전 직역을 아우르는 단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13만 회원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위상에 맞게 올 초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연구 발표한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실행전략 연구"에서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개원의, 봉직의, 의대교수, 전공의 등 의료계 각 직역이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운영하여 의료계 각 직역을 아우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원 여러분
지난 해 초 대구 지역에 코로나19 대유행이 확산되었을 때 '대구 지역에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성구 前 대구시의사회 회장님의 호소문을 보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가운데 350명의 의사들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국민건강수호의 일념으로 달려가 환자를 돌보았습니다.
그 결과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아 세계 각국의 공공의료 시스템이 많은 문제점을 보인 가운데 우리는 다수의 민간의료기관과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코로나19 방역과 진료에 동참함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의 첫 번째 위기를 잘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의료진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하였습니다.
우리는 지난 해 의료인을 향해 보낸 국민의 사랑과 박수를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먼저 대한민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국민건강수호가 의사의 가장 고귀한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있을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앞으로 3년간 정치적 균형감을 가지고, 대한의사협회의 발전과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대한의사협회 13만 회원 여러분.
저와 함께 '품위있고 당당한 의사협회',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의사'를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2021년 5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