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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이 밝힌 전략은? "고용 24% 증가"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이 밝힌 전략은? "고용 24% 증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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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영악화에도 고용 증가…수가 반영 설득할 것"
추가 소요재정 미리 공개 제안..."배수진 치고 협상" 각오 밝혀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은 13일 저녁 7시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의협신문 이정환기자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은 13일 저녁 7시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의협신문 이정환기자

"코로나19 상황에서 의원의 경영이 악화됐어도 인력 고용은 오히려 24% 증가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알려 수가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13일 저녁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동석 단장은 "지난 1년 동안 의료계는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했다"면서 말로만 '의료진 덕분에'가 아니라 수가협상에서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감염관리 비용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기를 기대했다.

김 단장은 "수가협상을 하면서 건보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넘겨 패널티를 주겠다고 하는 것 때문에 힘들었다"면서 "모멸감까지 느낄 정도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방적으로 수가협상을 했다"고 평가했다.

수가협상에서 중요한 '추가 소요 재정'(밴드)도 건보공단이 일찍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김 단장은 "밴드를 미리 공개해 수가협상을 진행하면 협상 마지막날 12시전에 협상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단체와 줄다리기를 하면서 밴드를 늦게 공개하지 말고 협상 중에 밴드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가협상에 배수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김 단장은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원급은 오히려 고용을 늘리는 등 고용 창출에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협상을 아주 잘해도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힌 김 단장은 "협상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받아들일 각오도 돼 있다"며 "수가협상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의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협상이 되도록 협상단 위원·자문위원들과 함께 노력해 회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가협상단 기자간담회에는 의협 김동석 수가협상단장을 비롯해, 강창원 위원(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 좌훈정 위원(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조정호 위원(의협 보험이사)이 참석했다.

이날 수가협상단 기자간담회에는 의협 김동석 수가협상단장(왼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해, 강창원 위원(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오른쪽 첫번째), 좌훈정 위원(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조정호 위원(의협 보험이사/왼쪽에서 첫번째)이 참석했다.ⓒ의협신문 이정환기자
13일 열린 의협 수가협상단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조정호 위원(의협 보험이사)·김동석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 좌훈정 위원(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강창원 위원(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 ⓒ의협신문 이정환기자

다음은 일문 일답.

Q. 2022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의협의 위임을 받아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이 사실상 협상 전반을 맡게 됐다. 대개협이 수가협상을 맡게 된 데 대한 의의를 설명해 달라.
김동석 수가협상단장=지금까지 의원유형 수가협상을 의협이 맡았다. 이로인해 의협이 전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하고, 의원을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이해 당사자이자 절실함을 대변할 수 있는 대개협이 맡는 것이 타당하다. 의협은 병원과 의원을 아우르는 의료계의 대표 단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의협을 대신하는 수가협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Q. 전임 추무진·최대집 의협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해 평가해 달라.
김동석 수가협상단장=2016년 추무진 집행부에서 수가협상단 위원으로 참여했다. 2017년 수가협상단에 다시 위촉하겠다고 했을 때 추무진 회장에게 참여하지 않겠다는 장문의 글을 보냈다. 2016년 수가협상 때 건보공단의 행태에 너무 실망하고, 협상 과정에서 모멸감까지 느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이 12조원 흑자이고, 여러 가지 자료를 준비해 협상에 나섰지만, 건보공단은 의원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면서도 각 직역별로 이전투구하도록 했다.

가장 모멸감이 들었을 때는 건보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가고, 건보공단이 제시한 인상률 이하에서 일방적으로 수가를 정하는 패널티를 받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협상이 아니다. 수가협상이 끝난 후에 추무진 회장에게 이런 방식으로 계속 수가협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공급자단체에서 수가협상을 거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의 수가협상 구조에서는 의협 전임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 무의미하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밴드를 각 직역이 나눠야 하고, 각 직역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됐다며 패널티를 받도록 되어 있다. 협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Q. 최대집 의협 집행부에서는 3년 연속 수가협상이 결렬됐다. 어떤 대책을 갖고 수가협상을 할 것인가?
김동석 수가협상단장=2008년부터 총 14번 유형별 수가협상을 했다. 의협 협상은 6번 체결하고, 8번 결렬됐다. 이런 협상이 정상적인 협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의원을 대표하는 대개협이 협상에 임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도 어렵지만 의원의 어려움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환자 감소 등으로 의원급의 건보 급여비와 비급여 수입이 줄었다.

지난해 2021년도 수가협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의원의 감염관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앞으로도 감염성 질환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서는 기본진찰료에 이 부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할 것이다. 의원은 병원에 비해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인건비와 부채가 늘어난 상황이다. 

밴드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무의미한 공방이 이어질 수 있고, 뜬구름을 잡는 모습이 될 수 있다. 밴드를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

Q. 밴드를 미리 정하고 이 안에서 진료비 증가폭에 따라 공급자단체들을 줄 세우는 수가결정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수가결정 구조와 '지속 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Sustainable Growth Rate, SGR)' 모형 방식에서 의원유형의 수가 인상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김동석 수가협상 단장=SGR 모형의 문제점은 이미 많이 드러났다. 미국에서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2015년 영구 폐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 모형을 대체할 방법이 없어 아직도 SGR 모형을 사용하고 있다.

어떤 모형을 사용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가가 원가 이하인 상황에서 목표진료비와 실제진료비의 차이를 갖고 가감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보장성 강화도 좋지만 수가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환자가 감소해 건보재정에 여유가 있다. 이번 기회에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화 하는데 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수가 협상은 마지막날 밤 12시 전에 끝냈으면 한다. 다음날까지 넘어가는 협상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소모적이다. 이런 협상 방식은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상을 하는 당사자가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밴드를 미리 공개해야 한다.

ⓒ의협신문 이정환기자
ⓒ의협신문 이정환기자

Q. 현행 SGR모형에서는 전전년도 대비 전년도의 진료비 증가율이 유형별(공급자단체별) 인상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건보공단에서 각 공급자단체에 법과 제도(보장성 강화 등)로 인한 진료비 인상분을 제외한 '순수 진료비 증가' 자료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타 유형 대비 의원급의 순수 진료비 증가는 어떻게 나왔나? 타 유형보다 의원급이 증가했다면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의원급의 법과 제도를 제외한 실질 행위 진료비(기본진료료+진료행위료) 증가율은 -1.47%로 나왔다. 병원 0.12%, 치과 -1.10%, 한방 -4.71%, 약국 -7.67%다.

의원급 순수 진료비가 한방과 약국 유형보다 증가했다는 것은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착시이다. 의원급은 실제 0.12% 순증가한 병원이나 -1.10%인 치과 유형보다 더 크게 감소한 -1.47%로 확인됐다. 의원급 순수 진료비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인건비, 감염 관리비 등 운영비가 늘어났음에도 고용 인원이 증가한 것이다. 고용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그만큼 인건비 부담이 늘었다.

Q. 병협은 의원-병원 수가 역전현상을 지적하고 있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서는 2021년 의원급 환산지수가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동일 행위에 대해 의원이 병원보다 수가를 많이 받는 것인데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은 환산지수가 좀 낮더라도 십 수 년간 종별가산을 통해 동일 행위에 대해 의원급보다 높은 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종별가산율을 통해 높은 수가를 받을 때는 조용히 있다가, 이제 종별가산을 해도 역전현상이 올 수 있는 시기가 오니 단일환산지수 논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일본은 진찰료에 의원급을 더 가산해 더 높은 진료비를 주고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기초 토대인 의원급에 높은 가산을 주는 종별가산제도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Q. 보사연은 환산지수를 단일 환산지수로 통일시킨 후, 재정 중립 원칙에 따라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을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환산지수는 수가를 계산하기 위한 변환의 척도이지, 그 자체가 수가는 아니다. 보사연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는 않으나, 그보다도 각 유형별 상황에 맞는 보다 정확한 수가 산정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의 기본이 되는 진찰료가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 이는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환산지수만을 계약하는 수가 협상에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상대가치점수 산정에 있어 의원급 의료기관을 배려할 필요가 있으며, 안 되면 진찰료 부분만이라도 분리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일차의료 살리기 차원에서 종별가산을 조정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김동석 수가협상단장=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이번 수가협상단에서 이 문제를 다룰 사안은 아니다.

Q. 원가 이하의 수가로는 수가협상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원가 100% 보전을 전제로 수가협상을 하겠다는 것인가?
김동석 수가협상단장=SGR 모형으로 수가협상을 하고 있다. 이를 대체할 모형이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이다. 원가 100%를 반영하지 않은 채 모형에 필요한 수치를 대입하고 있다. 정상적인 수가를 대입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결과가 나올 수 없다.

건보공단도 SGR 수가모형을 정확히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인정한다. 다만, 유형별 차이를 볼 수 있는 정도라고 하면서 수가를 조정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목표를 맞추려면 원가에 맞는 수가를 기준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는 어떻게 할 것인가? 수입이 55% 감소했다. 생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의원급은 고정 인력을 줄이기 어렵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의원급에서 인력 고용이 늘었다. 경영이 어려운데 인력이 증가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최저 임금이 인상되고, 주52시간제가 시행됐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이런 부분도 다 원가에 반영해야 한다.

좌훈정 대개협 기획부회장=원가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줄기차게 해 왔다. 그런데 건보재정이 적자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SGR은 현 수가가 원가 이하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전년도와 비교해 몇% 인상을 하자는 논의를 하는 수준이다. 100미터 달리기는 하는데 30미터 뒤에서 뛰라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Q.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회원들에게 이번 수가협상은 매우 중요하다. 수가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회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김동석 수가협상단장=코로나19로 인해 감염의 위험과 경영 손실을 감수하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회원 여러분의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정부는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묵묵히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이 폐업하지 않고 병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화답을 해야 한다.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협상 과정과 결과를 바란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배수진을 친다는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겠다. 협상이 결렬돼 패널티가 주어진다면 받아들이겠다.

협상단장으로서 정상 수가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의료기관의 어려운 현실을 제대로 알릴 것이다.

의원에서 고용이 24%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게 의원에서의 인력이 증가한 이유는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정말로 수가협상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들은 힘들면서 좋은 일자리를 엄청나게 창출했다고 가입자들을 설득할 것이다.

대개협이 유형별 수가협상에 나서는 첫 해다. 현재의 수가 결정 구조로 인해 한계가 있지만, 회원 여러분의 절실한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상식적인 협상 결과가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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