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3
낯익은 시장 뒷골목에 까치 한 마리
잘려버린 외발로 서, 취객의 토악질을 기다리고 있다
텅 빈 늑골이 짖어대는 기침 소리
지폐 묻은 손을 한 국밥집 노파가 새벽 가마솥을 끄면
잔돈처럼 토사물이 쏟아져 어둠을 채운다
상복보다 희멀건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모아 만든 둥지
눈을 뜨지 못한 채, 붉게 물든 맨살의 새끼들
어미는 고름을 짜듯 음식물을 흘려놓는다
여기, 한 여인이 울고 있다
어머니의 부푼 젖가슴처럼 아이는 끓어오르고 있다
병에 들떠 약을 토해내고 경기를 한다
창밖에는 장맛비 굵어지고 새떼들이 흩어진다
의사들이 햐얀 천을 장막처럼 드리운다
진흙 바닥, 까치 새끼의 살에 젖은 흙무덤
밤새 뭉친 시커먼 날갯죽지 겹겹마다
어미의 헤진 젖이 허공을 향해 늘어지고 있다
▶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2014년<시와사상>등단. <필내음>동인.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