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위험 소통(Risk communication)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위험 소통(Risk communication)
  • 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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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백신 부작용 소극적 '소통' AZ 백신 불안감 증폭
"맞지 않는 것 보다 맞아야 이익 더 커" 소통 필요

오늘 오전 외래환자가 50명에 가까웠다. 그 바쁜 와중에 오늘 한 열 번 가까이 앵무새처럼 반복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환자: 선생님, 저 백신 맞아도 문제 없을까요? 
나: 네, 모든 전문가 단체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으시는 것을 권고합니다. 

환자: 그래도, 저는 나이도 있고, 암도 앓았는데 부작용은 없을까요? 
나: 오히려 그래서 코로나19가 걸리면 더 위험합니다. 뉴스에서 보는 치명적인 부작용 확률은 드물지만, 환자분 연세에 기저질환이 있는 분이 코로나에 걸리면 치명율이 꽤 될 수 있어요. 위험과 이득을 모두 고려하면 맞으시는게 이익이라고 봅니다. 

환자: 그래도, 잘못될 수도 있다는데….
나: 네, 제가 환자분께 드문 부작용이 절대 안생긴다고 보증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원칙적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고 최종 판단은 본인이 하셔야죠. 하지만, 제 부모님이라면 저는 맞으시라고 할 겁니다. 

환자: (그래도 찜찜하다는 표정으로) 네….
 
요새 하루에도 몇 명의 환자들이 물어보는 내용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되는지'이다. 모든 환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은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 대상자들이기도 하고, 화이자면 맞을텐데 AZ라서 걱정된다는 반응들이 꽤 많다. 

AZ 백신을 걱정하는 환자들의 반응은 비이성적일까? 과학적인 잣대에서만 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환자들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많은 환자들은 암과 같은 큰 질환이 생기면 좋은 병원, 좋은 의사- 소위 명의-를 찾아본다.

나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교통의 번거로움, 각종 부대비용, 간호의 어려움 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더 치료를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 병원으로 가려는 환자들이 많다.

사실상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인근의 병원에서도 잘 해결할 수 있는 병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시간적 비용을 추가로 들이더라도 혹시라도 모를 작은 차이 조차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AZ 백신은 2021년 5월 18일 현재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규제기관인 미국 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미국 FDA가 요구하는 자료를 아직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의 각 국가에서는 뇌정맥동 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CVST) 등의 부작용 사례 보고 이후 일시적으로 접종을 중단하기도 했었고, 유럽의 규제기관인 EMA에서는 혈전을 부작용으로 정식 등록하도록 했다. 효과 또한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떨어진다.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화이자와 모더나가 90∼95%의 효과를 보였지만, AZ백신은 70%정도의 효과를 보였다. 그나마도, 1차에서 절반의 용량을 주사한 그룹이 더 효과가 컸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잘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것이 계산 착오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해명 등으로 인해 임상시험 과정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 바 있다.

우리 방역 당국은 2021년 3월 24일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간에 안전성과 효능의 차이가 없고 백신 자체의 우열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리얼월드데이터 분석에서는 임상시험결과와 달리 의외로 AZ백신이 효과가 좋다는 결과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의학 연구의 금과옥조인 이중맹검 임상시험의 결과의 신뢰성을 따라갈 수는 없다.

또한 방역당국은 3월에만 해도 AZ백신과 혈전 부작용은 인과성이 없다고 했고, 많은 부작용 의심 사례에서도 인과성이 없다는 식의 대응을 내놓았다. 그러나 4월 유럽에서는 공식적으로 AZ백신과 뇌정맥동 혈전증은 인과성이 인정되었다.

반면, 최근 (4월 29일) 발표된 미국 심장/뇌졸중협회의 성명서에서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1억 8200만회 접종에서도 뇌정맥동 혈전증이 보고된 바가 없다고 했다(In contrast, there have been no cases of CVST reported with thrombocytopenia following administration of 182 million mRNA SARS-Cov2 vaccines).

온 국민은 뉴스를 통해 화이자 (및 같은 계열의 모더나) 백신을 주로 맞은 이스라엘, 그리고 미국이 이제 거의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 와중에 모든 임상시험 결과가 우수하고 부작용 논란이 거의 없는 화이자 백신을 선호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가 아닐까?

단도직입적으로, 의학 정보에 대한 판단능력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의사들이나 의학자들에게 화이자와 AZ 백신 중에 골라 맞으라고 한다면 어떻게 응답할까?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어쩌면 100%, 최소한 90%이상은 화이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일선 병원에는 대부분은 AZ백신이, 그리고 아주 소량은 화이자 백신이 보급됐다. 그리고, 중환자실·호흡기 내과·감염 내과 등 가장 고위험군 의료진들이 보통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국립의료원 등 코로나 방역의 중심기관이라고 하는 곳은 전 의료진들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정부의 말처럼 모든 백신에 우열이 없다면 랜덤으로 맞았어야 하지 않을까?  

공중보건 위기상황(public health emergencies)에서 위험 소통의 원칙 중 하나는 투명성(transparency)이다. 만일 의사가 수술을 설명하면서 "아무 위험이 없으니 걱정말고 수술하라"라고 말하면 신뢰성이 높아질까? 아니면 오히려 불안해질까? 오히려 "수술을 할 경우 0.1%정도 합병증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수술을 하지 않으면 잘못될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술을 하라"는 말이 더 신뢰성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아쉽다. "화이자 백신이 더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이긴 하지만, 현재 그나마 우리 정부가 확보한 AZ백신도 상당한 효과성이 있고 부작용은 없지 않지만 드물기 때문에, 각 개인 차원에서도 이득이 위험보다 크니 국민들이 맞기를 권고한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내는 것이 더 신뢰성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대통령은 왜 처음부터 AZ백신을 자신 있게 공개적으로 맞지 않고, 온갖 의혹을 키우면서 비공개로 백신을 맞았을까? 

필자 개인적으로는 3월에 AZ백신을 1차로 맞았고, 오늘 2차 접종을 예약했다. 의사로서, 그리고 데이터 해석에 나름 능하다고 여기는 의학자의 1인으로서 개인적으로는 AZ백신이라도 맞는 것이 나와 가족,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차피 선택지도 없는 상황이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맞았다. 환자들에게도 당연히 맞으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개인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합리적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공중보건의 위험 소통은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소통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당연한 걱정에 대해 언론 탓을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COI disclosure: 본 필자는 화이자 및 아스트라제네카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밝힙니다. 

■ 칼럼이나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의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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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123 2021-05-28 09:01:20
우리부터 소모품 취급하는데 일반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답 다 나온거죠 ㅋㅋㅋ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