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반백半白의 산에
반백半白의 나이로
거미줄 하나 걸친 것 없는 숲에
진눈깨비 새치로 들다
검은 산길과 하얀 물길을 지워가는
잿빛 하늘의 나비 떼들과
묵언으로 낙엽의 색깔과 무게를
응축하는 나이테들의 공명하는 적요
밤마다 휴대폰과 한 이불로 자다
구급차 소리에 깨던
빈 옷걸이같이 흔들리던 어깨
하애지는 풍경 속으로 빨려가고 있다
▶충북 옥천 중앙의원장/<시와 시학> 등단/시집 <굿 모닝 찰리 채플린>/<내 마음의 대청호>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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