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직접고용' 요구 무기한 파업...김 이사장, 공단 내 두 노조 대화 촉구
노조 상대 단식 파격에 갸우뚱?..."비난 각오, 다른 방법 찾을 수 없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노조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자,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단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식은 피고용자나 직장노동조합에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사용자의 태도 변화나 협상 촉구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어서, 이번 김 이사장의 단식 돌입이 뜬금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고객센터의 건보공단 직영화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정부 부처와 산하단체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시행을 근거로 지속해서 직영화와 직접고용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여러 가지 현실적 이유로 고객센터 직영화와 직접고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이에 대해 김용익 이사장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요구하면 단식에 돌입했다. 특히 건보공단 내 존재하는 복수노조의 대화와 화합도 요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14일 단식을 시작하며 "고객센터 노조는 직영화를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과 동시에 건보공단 본부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 건보공단 직원들이 매우 격앙하고 있다"며 "건보공단 노조는 사무논의협의회에 위원으로 참여해 직원들 의견을 대변해 주도록 거듭 요청했으나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측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정부의 '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부' 방침에 따라 고객센터 적정 업무수행방식을 검토·논의하기 위해 지난 5월 21일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재개했다. 이달 3일에도 협의회를 열고 고객센터 업무수행방식에 대해 여러 모델을 검토하고 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직접고용 문제를 논의하는 사무논의협의회에 건보공단 노조가 참여를 거부하면서 고객센터 노조 역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 이사장은 "두 노조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다했으나 대립만 깊어지고 있다. 건보공단은 지금 헤어날 수 없는 갈등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보험자이자 5대 사회보험의 보험료를 통합 징수하는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건보공단이 파탄으로 빠져드는 일만은 제 몸을 바쳐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으며, 두 노조가 결정을 내려주실 때까지 단식을 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센터노조 파업 중단 ▲건보공단 노조의 사무논의협의회 참여 등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갈등 악화를 멈추고 대화의 새로운 판을 짜자는 저의 제안에 두 노조가 곧바로 호응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건보공단 최고책임자가 노조를 상대로 단식을 한다는 파격에 대해 갖은 비난이 있을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능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한편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지난 10일 고객센터 직영화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지난 2월 고객센터의 민간위탁이 아닌 건보공단 직영화를 요구하며 장기파업을 벌였지만, 건보공단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건보공단 고객센터지부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전면 파업으로 직접고용을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지부는 "건보공단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따라 청소나 시설관리, 경비 노동자 700여명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했음에도 고객센터 상담사 고용형태에 대해서만 외면한다"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와 차별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근로복지공단,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공기관 산하 고객센터가 정부 가이드라인에 대부분 정규직 전환을 마쳤다는 점을 지적했다.
심평원의 경우 정규직 전환 결정기구인 노사 및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2019년 1월 고객센터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중 전환인원, 전환방식, 보수체계 등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을 위한 주요 협의 안건을 노동조합과 협의해 결정했다. 올해 4월 1일에는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정규직 전환도 마무리했다.
건보공단도 정부 방침에 따라 고객센터 적정 업무수행방식을 검토·논의하기 위해 5월 21일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재개했다.
그러나 고객센터 직영화 논의에 대해 건보공단 내·외부 반발과 공정성 논란에 따른 사회문제화 우려 등으로 협의체 논의는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