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부터 'AZ+화이자' 교차접종 시작…부작용 모니터링 중요
전문가들 "접종률 속도전 보다 '안전성 감시' 시스템 강화" 강조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어섰다. 활동성이 높은 젊은 연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성급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발표가 나오자 4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더군다나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날로 확산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미흡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 조짐이 있고,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의 방역대책을 우려했다.
특히 1차 접종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국민은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신문]은 <코로나19 방역 대책 문제 없나?>를 주제로 ▲의료계의 백신 교차접종에 대한 우려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방역당국 대응의 문제점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엇박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경증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경우 응급실이 제기능을 하기 어려운 상황 등을 심층취재를 통해 살펴본다.
<글싣는 순서>
① 의료계, 백신 교차접종에 대한 부작용 우려 커
②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거꾸로 가는 방역조치
③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엇박자...4차 대유행 경계
④ 3분기 1차 접종 2200만명…응급실 괜찮을까
7월 5일부터 AZ 1차 백신 접종자 → 화이자 2차 백신 '교차접종'
전 국민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 몇주 주춤하다가 7월부터 다시 대대적으로 속도를 낸다.
현재 백신 1차 접종자는 누적 1534만 7191명으로 전체 인구의 29.9%가 접종을 완료한 가운데, 7월 5일부터 상반기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국민 중 50세 미만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는 '교차접종'이 시작된다.
상반기에 AZ 백신 1차 접종을 맞은 국민 107만 3000명이 AZ 백신의 희귀 혈전 발생 우려 때문에 접종 권고 연령을 '3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조정하면서 50세 미만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게 된다.
요앙시설·취약시설 종사자 5만 4000명, 의료기관 종사자 및 요양병원 입원환자·종사자 1만 7000명을 포함한 50세 이상 약 12만 1000명은 기존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는다.
나머지 95만 2000명은 AZ 백신이 아닌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받게 된다.(군부대·교정시설 종사자 12만 9000명+30세 이상 방문 돌봄 종사자·의원급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만성 신장질환자·사회필수인력 등 76만 4000명+50세 미만 코로나19 대응요원·특수요원·보건교사 등 포함)
이들 대부분은 예방접종센터을 비롯해 2000여곳의 위탁의료기관을 통해 백신을 맞게 되는데, 현장에서는 교차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걱정하고 있다.
교차접종 허용, 캐나다·스웨덴·독일·프랑스·핀란드·이탈리아 등
현재 교차접종을 허용하는 국가는 캐나다, 스웨덴, 독일, 프랑스, 핀란드, 이탈리아 등이다. 이들은 영국, 스페인, 독일 등에서 진행된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한 교차접종 임상연구를 근거로 하고 있다.
영국의 백신 교차접종연구(COM-CoV study)는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4주 간격으로 맞는 4가지의 경우를 비교했다.
순서에 관계 없이 1차 접종과 2차 접종을 다른 백신으로 한 경우, 같은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에 비해 발열·근육통 등 이상반응이 더 많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교차접종을 할 때 면역반응이 더 강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심각한 부작용에는 차이가 없었다.
스페인에서 수행한 백신 교차접종연구(CombiVacS study)는 AZ 백신을 1차 접종한 성인을 대상으로 화이자로 2차 접종한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2차 접종을 받은 사람에서 1차 접종만 완료한 사람에 비해 항체 농도가 30∼40배 높게 나타났다.(448명 대상 연구 중 129명에서 체액성 면역반응 증가가 30∼40배 증가)
중화항체의 역가도 AZ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보다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접종을 한 경우가 7배 증가한 것으로 나왔고,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했다.
독일에서도 백신 교차접종연구를 수행했다. AZ 백신을 1회 접종한 성인을 대상으로 8주 간격으로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교차접종 연구다.
교차접종군은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에 비해 알파 변이주에 대한 중화항체가 3.9배 더 높게 나왔고, 델타 변이주에 대한 중화항체는 유사한 정도로 나타났다. 부작용 이슈는 없었다.
캐나다의 경우 최근 1차 접종을 AZ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2차 접종을 3가지 백신(AZ, 화이자, 모더나 백신) 중 선택해서 맞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1차 접종은 상당히 많은 사람에서 빠르게 이뤄졌는데 2차 접종이 생각보다 진척이 더디면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 "교차접종 심각한 이상반응 보고 없다"만 강조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5일 "국외에서 발표된 연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교차접종으로 인한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실시한 교차접종 연구에 따르면 발열·근육통 등 일반적인 이상반응은 좀더 많이 관찰됐으나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독일에서 의료종사자 대상으로 실시한 화이자 백신과 AZ 백신 교차연구에서는 교차접종군이 화이자 2회 접종군보다 전신이상반응 발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추진단은 "국내에서 초기에 교차접종을 받는 1만명을 대상으로 문자를 발송해 건강상태를 추적 조사하는 등 교차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감시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10만 여건에 달하고 있다. 추진단은 신고건수가 오히려 줄었다고 발표했으나, 지난주에만 1만건이 넘은 사실은 강조하지 않고 있다.
추진단에 따르면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전체 예방접종 1953만 7712건 중 9만 5201건(지난주에만 신규 신고 건수 1만 36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주에만 1만건이 넘었다.
신고 사례 중 95.0%(90,460건)는 근육통·두통 등 일반 이상반응 사례였으며 나머지 5.0%(4,741건)는 사망(373건, 0.4%), 아나필락시스 의심(433건, 0.5%) 등 중대한 이상반응 사례였다.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자 현황(신고당시 기준)은 373명(1.91명/10만 건 접종)이며, 아스트라제네카 158명(1.39명/10만 건 접종), 화이자 213명(3.04명/10만 건 접종), 얀센 2명(0.18명/10만 건 접종), 모더나 0명 이었다. 환자 상태가 변경된 사례를 포함한 사망 누계는 510명(아스트라제네카 212명, 화이자 295명, 얀센 3명).
이처럼 이상반응 신고 건수가 10만여건에 다다르면서 전문가들은 교차접종에 대한 이상반응 신고 건수도 늘 것으로 예상했다. 또 어떤 이상반응이 추가로 보고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며 이상반응(부작용)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의협 코로나19 대책 전문위, 교차접종 '권고' 아닌 '안내'
의협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는 3분기 백신 접종(교차접종포함)을 앞둔 지난 6월 22일 국외 연구자료를 근거로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을 '권고'가 아닌 '안내'로 낮춰서 발표했다.
그 이유는 과학적 권고를 하려면 근거가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대규모 임상시험에 따른 근거가 빈약해 권고를 하기에는 연구결과가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
그런데도 방역 당국은 코로나 백신 수급 등의 문제로 1차 AZ 접종을 한 국민게 2차 화이자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AZ 백신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교차접종을 앞두고 방역 당국은 교차접종이 면역효과가 더 높다고 발표하면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5월에는 교차접종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AZ 백신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면역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일부 연구결과를 근거로 교차접종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 전문가들은 교차접종에 대한 면역효과보다 안전성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작용 등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해서다.
전문가들, 어쩔 수 없이 교차접종…부작용 등 철저한 사후관리 주문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이 교차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는 만큼, 이상반응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 및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교차접종에 대한 면역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는 있지만, 아직 근거가 부족해 WHO(세계보건기구)나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등에서 권고하지 않는 것도 눈여겨 볼 것을 당부했다.
마상혁 교수(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는 "교차접종의 효과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정말로 효과가 있다면 앞으로 접종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교차접종을 권고하지 않는 WHO, EMA, FDA, CDC에 교차접종을 인정하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코로나 백신의 경우 ICP(백신의 예방효과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중화항체가 등의 지표가 일정 값 이상이면 백신 효능을 인정해주는 방법)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며 교차접종의 효능을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예기치 않은 증상에 대해 안전성 감시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의 경우, 특히 교차접종의 경우 충분한 임상근거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후 접종 권고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까지 국외에서 발표된 연구자료는 임상 대상자도 부족하고, 부작용 등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
김 교수는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이 부족하다보니 교차접종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수백만명 이상이 교차접종(1차 AZ 백신, 2차 화이자 백신)을 할 경우 혈소판 감소 혈전증(TTS)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항체형성 등 면역효과가 좋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TTS 등과 같은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초기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교차접종에 따른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교차접종을 받게 될 국민과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초기 대처를 잘 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동호 의협 보험자문위원은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 시행과 관련 방역 당국의 정책 발표가 절차상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교차접종이라도 할 수밖에 없지만, 의협 전문가 단체와 의료현장과의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즉흥적으로 언론에 발표됨으로써 효과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호중 의협 정책이사는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 상황에서 급하게 임상이 진행되고 국가별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럴수록 안전성에 대해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차접종 관련 몇몇 국가에서 임상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지만, 최소한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정책이사는 "현재도 병원 응급실에는 부작용 등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고, 의료진들은 심증적으로는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정부에서 정확하게 부작용 사례에 대한 지침을 내려주지 않다보니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교차접종에 대한 임상연구가 부족한 것을 근거로 면역효과가 높다는 것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부작용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